제주의 한 음료제조회사에서 관리자 없이 홀로 작업하는 도중 제품 기계에 몸이 끼어 사망한 고 이민호 군이 생전 친구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됐다.
29일 JTBC는 이군이 올해 7~8월 친구에게 “지쳐 쓰러질 듯”, “아직 고딩인데 메인 기계 만지는 것도 극혐인데 기계 고장 나면 내가 수리해야 됨”, “절정으로 치닫으면 (작업장 온도가) 40도 넘고…”, “12시간 동안 앉지도 못하고 왔다 갔다”, “살려줘, 너무 더워”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군은 또 실습 사흘 째 되던 날 “기계가 고장 나 잠깐 쉬게 됐다”고도 했다.
이군 친구는 JTBC와 인터뷰에서 “(초과 근무에 대해) 회사 측하고 선생님하고 아무 말도 안 하기로 따로 얘기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고3 학생이던 이군은 지난 9일 제품 적재기에 목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목뼈 일부가 골절되고 가슴과 목 부위를 다쳤다.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19일 결국 숨을 거뒀다.
이석문 제주교육감은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소중한 아이를 지켜내지 못했다. 교육감으로서 매우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교육청에서 할 수 있는 대책이 무엇인지, 지역과 국가 단위에서 할 수 있는 대책을 논의하고 검토했다”고 밝혔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