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8일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회의사당을 방문하는 길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딴 ‘트럼프월드(Trump World)’ 빌딩이 보이도록 동선을 짰던 것으로 27일 전해졌다. 이날 조선일보에 따르면 한ㆍ미 외교 당국은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트럼프 대통령 이름을 딴 빌딩을 지나도록 해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느낌이 들도록 의도했다.
“우호적인 느낌 들도록” #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월드 건설사 대우건설과 인연 #이미 1998ㆍ99년 두차례 방한해 모델하우스 개관식 등 참석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연설차 국회의사당을 방문할 때 그가 탄 차량이 여의도에 있는 주거형 오피스텔 ‘대우 트럼프월드 1차’ 빌딩을 지나쳤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이름을 딴 빌딩을 보며 한국에 대한 친근감을 느끼도록 한ㆍ미 외교 당국이 미리 동선을 협의한 것이라고 했다.
대우건설은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1997년 뉴욕의 ‘맨해튼 트럼프 월드타워’를 지을 때 건축 공사에 참여한 인연이 있다. 당시 국내에 외환위기가 불어닥친 지 얼마 안 된데다 건설업계가 해외에 진출하는 사례가 많지 않았다. 이에 국내 건설사가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컸다.
대우건설은 국내에 ‘트럼프월드’ 브랜드를 빌려 주상복합을 짓기 시작했다. 8년 동안 서울과 부산 등 7개 단지 3000여가구가 공급됐다. ‘대우 트럼프월드 1차’는 여의도에 있던 옛 석탄공사 부지에 아파트 282세대, 오피스텔 69실 규모로 지어졌다. 2003년 여의도에 대우건설은 ‘대우 트럼프월드 2차’를, 그 이듬해 용산에 ‘한강 대우 트럼프월드 3차’를 공급했다.
특히 ‘대우 트럼프월드 1차’는 해외기업이 트럼프란 이름을 사용해 지은 첫 단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당시 트럼프는 이를 축하하기 위해 1998년 6월과 1999년 5월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해 모델하우스 개관식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바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