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심각’ 신혼부부 37% 자녀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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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자녀를 낳지 않으려는 부부가 늘고 있다. 2010년부터 2015년 사이에 결혼한 신혼부부 세 쌍 중 한 쌍은 자녀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떨어지는 결혼 · 출산율. [중앙포토]

떨어지는 결혼 · 출산율. [중앙포토]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생애주기별 주요 특성 분석 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2015년 사이 결혼한 부부 중 무자녀 비율은 37.2%로 집계됐다. 무자녀 비중은 1995~1999년 3.8%로 상승한 데 이어 2000~2004년 5.9%, 2005~2009년 9.0%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높은 집값과 직장 때문에 첫 출산 시기가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경우 첫 출산 간격이 1.75년으로 조사돼 가장 긴 지역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용산구가 1.94년으로 첫 출산 시기가 가장 길었고 서초구와 강남구가 뒤를 이었다. 반면 충남 서천군은 1.3년으로 첫 출산 시기가 가장 짧았다.

출생아 수와 추가계획 자녀 수를 더한 기대 자녀 수도 2010~2015년 2.07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인구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2.1명 아래로 내려간 것으로 인구 감소가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가 어릴수록 여성의 일·가정 양립이 쉽지 않다는 점도 이번 조사에서 재차 확인됐다. 2015년 기준으로 모의 취업률은 자녀 연령이 0세인 경우 27.0%였지만, 4세 41.7%, 11세 51.7%, 12세 53.0%로 증가했다. 반면 부의 취업률은 0∼12세에서 모두 95% 이상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무자녀 비중이 늘고 기대 자녀 수도 줄어드는 등 저출산 덫에 빠진 양상”이라며 “취업은 어렵고 경제활동은 쉽지 않으며 늦게 결혼하는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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