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세종 첫 아이 유난히 늦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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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서울·경기·세종에 거주하는 부부들이 타 시·도에 비해 결혼 후 첫 자녀를 늦게 낳는 편인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 후 출산에 1.75~1.63년 걸려 #기대 자녀수 50년 새 4.5 → 1.9명

2010~2015년 결혼한 기혼여성의 8.2%는 아예 출산 계획이 없었다. 통계청이 통계개발원의 ‘아동·여성, 출산력 특성 분석’ 보고서를 토대로 20일 발표한 ‘생애주기별 주요 특성 분석’ 자료에 따르면 결혼 후 첫 출산까지 걸리는 시간, 즉 ‘첫 출산 간격’이 가장 긴 지역은 서울(1.75년)이었고, 경기(1.66년)와 세종(1.63년)이 뒤를 이었다.

시·군·구 단위에서는 서울 용산구(1.94년), 서초구(1.90년), 강남구(1.87년)의 첫 출산 간격이 길었고 충남 서천군(1.30년)과 전북 임실군(1.35년)은 상대적으로 짧았다. 전체적인 첫 출산 간격은 1975~1979년 결혼한 기혼여성의 경우 1.5년이었다가 2000~2004년 1.89년까지 길어졌다. 그러다가 2005~2009년 1.68년, 2010~2014년 1.26년으로 줄었다.

김경용 통계개발원 통계분석실장은 “상대적으로 주거비용이 많이 들고, 여성의 경제활동이 활발한 지역일수록 첫 출산을 늦추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최근 첫 출산 간격이 단축되는 건 만혼이 늘어나면서 부부들이 과거보다 첫 출산을 서두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05~2009년 혼인 부부의 기대 자녀 수는 평균 1.9명으로 50여년 전인 1950~1954년 혼인 부부 기대 자녀 수(4.5명)의 절반 아래로 급감했다.

특히 2010~2015년 결혼한 기혼여성의 8.2%는 기대 자녀 수가 0인 것으로 집계됐다. 자녀를 아예 갖지 않겠다는 기혼여성의 비중이 이 정도로 높아졌다는 얘기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 비중은 2%대에 불과했다. 반대로 기대 자녀 수가 세 명 이상인 기혼여성 비중은 1950~1954년 84.9%에서 2010~15년 7.4%로 급감했다.

여성의 초혼연령도 계속 높아졌다. 1950~54년에 결혼한 여성은 초혼연령이 19.1세였지만 2010~2015년에는 이보다 10세 이상 많은 평균 29.4세에 결혼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종=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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