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백 주장해도…” 수사 전 신상 공개된 한국인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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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뉴스 캡처]

[사진 SBS 뉴스 캡처]

대만 모 대학에 근무하는 한국인 교수가 성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현지 SNS에 실명과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SBS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공식 대응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당 문제는 대만의 한 국회의원이 지난 6월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면서 불거졌다. 이 국회의원은 대만 모 대학의 한국인 교수 A씨가 여학생 예닐곱 명을 성추행했다고 폭로했고 대만의 현지 방송은 이를 그대로 보도했다.

이후 현지 SNS에는 A씨의 실명과 사진이 공개됐다. A씨는 대학 측 진상 조사에서 결백을 주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A씨는 인터뷰에서 “SNS 기록이나 연구실 CCTV 화면 기록을 다 제출했는데도 학교는 중요한 게 아니라면서…”라고 말했다.

A씨는 타이베이의 한국대표부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으나 한국대표부 관계자는 “내정간섭으로 비춰 질 수 있다”며 공식 대응은 어렵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A씨는 “외교부에서 항의해주고 보호해 줄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런 부분이 전혀 이뤄지지 않으니까. 외국에 마치 혼자 전쟁터나 사막에 버려진 그런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A씨는 성추행 혐의로 기소돼 출국금지 상태다. 재외국민 보호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SBS의 질문에 외교부는 한국대표부가 대만 경찰에 공정한 조사를 요청했었다고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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