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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님, 값 좀 내려주세요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58호 19면

Devil’s Advocate

출고가격 155만원이 넘는 아이폰X이 지난 17일 사전 예약판매를 시작하자마자 5분 만에 모두 판매됐다. 아이폰X에 붙는 공시지원금은 갤럭시노트8(12만~15만원, 6만원 대 요금제 기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아무리 가격이 비싸더라도 애플의 팬덤은 견고하다는 것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가격이 비싸다고 투덜대는 한 미국 기자에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일주일에 커피 몇 잔 값만 줄여도 아이폰X을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달리 한국에선 시민단체가 스마트폰 가격 인하를 목적으로 시위를 벌인다. 국가의 행정력을 동원해야 한다고 외친다. 국회의원들은 매년 삼성·LG 경영진은 국회에 출석시켜 가격을 내리라고 호통친다. 지난 10일 정부는 기기값을 포함한 통신료 인하 대책을 논의하겠다며 민관 합동 ‘가계통신비 정책 협의회’를 출범시켰다. 가격이 비싸면 소비자가 안 사면 그만이지 반관반민 기구에서 ‘적정 가격’을 정해 줄 이유도, 당위성도 없다. 문재인 정부 역시 지난 정부에서 물가를 통제하던 방식으로 통신료를 억누를 참인가.

[Devil’s Advocate] 악마의 대변인. 가톨릭에서 성인으로 추대하려는 인물의 행적과 품성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내는 역할을 맡은 사람을 말한다. 논리학이나 정치학에서는 논의의 활성화와 집단사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일부러 반대 입장을 취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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