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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진 8명으로 늘리려는 국회…8급 비서직 신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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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의원회관 [연합뉴스]

국회 의원회관 [연합뉴스]

  국회 운영위원회가 17일 국회의원 보좌진 숫자를 현행 7명에서 8명으로 1명 늘리는 법안을 가결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국가공무원 증원을 놓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첨예하게 맞붙으면서도 국회의원 보좌관 증원에선 여야의 이해가 일치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운영위, 인턴 무더기 해고 방지 차원 #"국회 공무원 일시에 300명 증원" #여야 밥그릇 챙기기 이해 일치 비판도

운영위는 이날 국회의원 사무실에 근무하는 인턴을 현행 2명에서 1명으로 줄이는 대신 8급 상당의 별정직 공무원을 1명 늘리는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국회의원들의 보좌진 숫자는 현행 4급 상당 보좌관 2명, 5급 상당 비서관 2명 및 6급ㆍ7급ㆍ9급 비서 등 총 7명에서 8급 비서 1명이 추가돼 총 8명으로 늘어난다. 대신 의원실마다 2명씩 배정했던 인턴을 1명으로 줄이도록 했다. 당초 논의됐던 보좌직원 4급 2명 중 1명을 3급으로 상향하는 내용은 이번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운영위에 따르면 국회인턴제 운영 지침이 개정돼 2년 이상 근무했던 인턴은 내년 1월1일부터 일할 수 없게 돼 무더기 해고가 불가피하다. 내년 1월에는 인턴비서 88명이, 내년 말엔 전체의 46% 수준인 256명이 해직된다.

국회의원 보좌진의 숫자를 늘려 인턴을 흡수해 해고를 줄이자는게 이 법안의 취지다. 국회인턴이 사실상 보좌진과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근무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경험한 뒤 정식 보좌직으로 채용되거나 다른 진로를 찾도록 하는 것이 국회인턴제의 취지지만 대부분 인턴으로 재계약 돼 사실상 기간제 근로자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8급 비서 1명이 추가될 경우 국회의원(의원 정수 총 300명) 전체로는 보좌진 300명이 늘게 된다. 운영위 관계자는 증원에 따른 추가 소요 예산은 67억원 가량이라고 설명했다. 이 법률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 표결을 남기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운영위에서 “유능한 인턴이 많은데 내년 1월에 88명이 해직되고 연말이면 전체 인턴의 46% 가량인 256명이 해직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국회 일각에선 의원들의 법안 제ㆍ개정과 관련 분야별 전문성 확보를 위해선 지원 인력 증원이 필요한 조치라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이 인턴 해고를 핑계로 보좌진 증원이라는 밥그릇 챙기기에 나섰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국회 사무처의 한 인사는 사견을 전제로 “이건 국회 공무원을 일시에 300명 증원한다는 얘기”라며 “예컨대 소방공무원 증원을 놓곤 여야가 첨예하게 싸우면서 국회의원실 공무원 증원에 대해선 소리소문없이 조용히 처리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운영위에서 “별정직 공무원을 1명 늘리는데 대해 솔직히 부담이 컸다”고 밝혔다.

운영위는 또 국회 소속 연구기관인 ‘국회 미래연구원’을 설립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회미래연구원법 등을 의결했다. 국회 미래연구원은 미래 환경을 예측ㆍ분석해 국가의 중장기 발전 전략을 도출하는 연구기관 역할을 한다. 초당적 합의에 근거한 중립적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국회는 2010년에도 업무 과중을 이유로 5급 비서관 1명을 증원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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