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통합파 꿈틀···박지원 "저능아들이 하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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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통합파 "선거연대 공식 논의"...박지원 "통합은 저능아들이 하는 것"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내 통합파들이 16일 선거 연대 논의를 당 지도부에게 제안하기로 했다. 반면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 등 통합 반대파는 “(통합 추진은) 저능아들이 하는 것”이라며 반발의 수위를 높였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에서 양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에서 양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16일 양당 의원들의 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은 안보정책과 지역주의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선거연대에 대한 논의를 실질적으로 하자”고 했고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은 “지도부에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토론회는 햇볕정책과 지역주의 등에서 양당의 공통점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뒀다. 국민정책연구원장인 이태규 의원은 “권위주의 정권, 보수 정권, 진보정권이든 역대 정권은 모두 한반도 평화 유지관리를 위해 남북관계 개선 및 협력을 추구했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며 “한반도 비핵화 선언과 남북관계 기본합의서도 보수 정권에서 이뤄냈고, 그런 측면에서 햇볕정책을 이해한다면 논란을 벌일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나토와 핵공유 협정 맺었듯이 한·미 간 핵 공유 협정 체결이 중요하다”고 하자 김세연 바른정당 의원이 “이 의원이 말한 핵 공유 정책은 바른정당의 안보 정책 브랜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가 선제적으로 발제한 것”이라며 “국민의당도 이렇게 진지하게 논의해 주신데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최홍재 바른정책연구소 부소장은 “적대적 양당 구조가 사라진 이 시기가 지역주의를 극복할 중요한 기회”라며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반드시 중도개혁 보수 정당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선거연대 명분은 지역 패권 청산이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와 박지원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전라남도와의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 기념촬영을 마친 뒤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와 박지원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전라남도와의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 기념촬영을 마친 뒤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국민의당 안팎에서는 ‘집단 탈당설’이 다시 제기됐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나와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명분도 그렇고 정치적 실리 면에서도 조금 저능아들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바른정당과 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의원들한테 (안 대표 측이) ‘너희 나갈 데가 있느냐. 나갈 테면 나가 봐라’고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을 이렇게 짓밟고 간다고 하면 나갈 데가 있다”며 “(탈당 규모로) 왜 10명을 이야기하냐, 훨씬 많다. 우리도 원내교섭단체가 돼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 시 최소 20명 이상의 의원들이 집단 탈당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다. 통합에 반대하는 한 의원은 “당의 정체성을 외면하고 보수층과 손을 잡으려는 안철수 대표에게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이야기를 21일 끝장 토론에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 측은 여전히 통합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선거연대를 추진할 거면 선거 전에 해도 되는데 지금 하는 이유가 뭐겠냐”며 “선거연대를 논의하다 보면 통합으로 논의가 발전할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다만 21일 토론에 대해서는 “의원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라며 한발 물러선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당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방증이다.

통합에 찬성하는 국민의당 한 재선 의원은 “당내 진로를 결정하는 자리인 만큼 의원들의 의견만 들어서는 안 되고 전당대회를 열어 당원들의 뜻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당원들 다수는 안 대표를 지지하는 성향이 강하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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