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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세 연하 부인에게 대통령 물려주려던 무가베, 가택연금 신세

중앙일보

입력

짐바브웨 로버트 무가베(93) 대통령과 부인 그레이스 무가베(52) 여사. [AFP=연합뉴스]

짐바브웨 로버트 무가베(93) 대통령과 부인 그레이스 무가베(52) 여사. [AFP=연합뉴스]

37년간 장기 집권해 온 짐바브웨 로버트 무가베(93) 대통령이 부인 그레이스 무가베(52)에게 대통령 자리를 물려주려다 쿠데타가 발생해 가택연금 신세가 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5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주마 대통령이 무가베와 오늘 통화를 했다”며 “무가베는 자택에 갇혀 있지만 신변에 이상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쿠데타로 정부청사와 국영방송 등 주요 시설을 장악한 짐바브웨 군부 역시 “무가베와 가족은 안전하다”고 말해 대통령 부부의 신병을 확보했음을 시사했다. 당초 그레이스가 해외로 도피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무가베는 지난 6월 에머슨 음난가그와(75) 전 부통령을 전격 경질했다. 그레이스가 남편에게 음난가그와를 지지하는 이들이 쿠데타를 계획하고 있다며 경질을 부추겼다고 한다. 음난가그와는 살해 위협을 느낀다며 국외로 도피한 뒤 “무가베와 싸우겠다”고 선언했고, 이것이 짐바브웨 정국 혼란의 단초가 됐다.

무가베의 타자원으로 일하다가 연애를 시작한 그레이스는 그동안 사치스러운 생활과 폭행 혐의 등으로 각종 논란을 불러왔다.

무가베의 첫째 부인이 죽고 난 뒤 4년 후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며 영부인 자리에 오른 그레이스는 ‘구찌 그레이스’라고 불릴 정도로 사치스러운 명품을 좋아했다.

지난해에는 결혼 20주년 기념 선물로 135만 달러(약 16억2000만원)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주문했다가 취소하는 과정에서 분쟁에 휘말렸다.

또 짐바브웨 동부지역이 불법 다이아몬드 광산사업에 관여한 사실이 위키리크스 폭로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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