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3총사가 시총 10% … 코스닥도 쏠림 심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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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셀트리온 삼총사’ 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3총사 뺀 코스닥 지수는 655.43 #전체 지수와 100포인트 넘게 차이 #기관들, 시총 큰 종목 집중 매수 #중·소형주는 더 외면받을 가능성

15일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은 전날보다 1만5600원(8.1%) 오른 20만8500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2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글로벌 지수 산출기관인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에 새로 편입됐다는 소식에 12.4% 뛰었다. 지난 9~13일 주가가 63% 폭등해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됐던 셀트리온제약은 이날 지정 해제 후 다시 16.8% 급등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특허가 끝난 바이오의약품을 본뜬 복제약) 개발·생산을, 헬스케어는 해외 판매, 제약은 국내 판매를 담당한다. 세 종목이 전체 코스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은 약 10%에 이른다.

바이오·헬스케어 열풍에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1.57포인트(1.53%) 오른 768.03으로 마감했다. 6거래일째 상승세다. 이 기간에만 9.5% 올랐다. 셀트리온 삼총사를 바라보는 증권업계 시각은 여전히 뜨겁다. 엄여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1월부터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환급 정책이 우호적으로 바뀐다”며 “미국 시장에서 셀트리온뿐 아니라 셀트리온헬스케어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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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모처럼 찾아온 온기를 코스닥 투자자 전체가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4일 기준 셀트리온 삼총사의 시가총액을 제외한 코스닥 지수는 655.43이다. 종가(756.46)와 비교하면 101.03포인트 차이 난다. 세 종목에 대한 코스닥 의존도는 점점 커지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장한 지난 7월 28일엔 세 종목의 기여도가 64.7포인트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확대됐다.

이런 쏠림은 기관 투자가가 ‘코스닥 150’ 종목을 집중 매수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코스닥 150지수는 시가총액, 유동성, 업종 분포 등을 고려해 뽑힌 150개 종목으로 산출된 지수다. 코스닥 시장을 대표한다. 코스닥 150의 절반가량은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이 차지하고 있다. 최근 폭발적인 코스닥 ‘사자’에 나선 기관은 이달에만 코스닥 150종목을 약 1조원어치 쓸어담았다. 이병화 KB증권 연구위원은 “변동성이 크고 실적 검증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코스닥 시장에선 단순하게 시가총액이 큰 종목이 우량하다고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기관 투자가도 개별 종목을 세세하게 분석하기보다 시가총액이 큰 종목을 우선해서 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 여파에 코스닥 150지수는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29% 치솟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를 대표하는 코스피 200지수가 5% 오른 것과 대조된다. 코스피보다 코스닥 시장에서 쏠림 현상이 더욱 심했다는 뜻이다.

앞으로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에 따라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는 기관투자가 유입이 확대되면 코스닥 내 중·소형주는 더욱 외면받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온기가 돌고 돌려면 당국의 노력과 함께 시장 내 자정 작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스닥을 아직 ‘투기시장’으로 인식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은 만큼 기업 스스로 충분히 정보를 제공하고 주주환원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이 장사를 잘하려면 결국 좋은 기업이 상장돼야 하는데 정부 시책에 따라 아무 기업이나 상장시키다 보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시장 전체의 물이 흐려지고 변질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자 신뢰를 쌓은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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