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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3명 안방서 피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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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가평=최천직·신동연 기자】8일 하오 3시 50분쯤 경기도 가평군 외서면 청평4리 188의 12 김학근씨(37·청평역 역무원) 집 안방에서 소꿉장난을 하고 놀던 김씨의 장남 철기(8·청평국교 1년) 2남 용기(6)군 형제와 이웃집 권영평씨(42·청평역 직원)의 딸 지은양(9·청평국교 2년)등 3명이 괴한에게 넥타이 등으로 묶인 채 예리한 흉기로 얼굴·목 등을 난자 당해 3명 모두 숨졌다.
경찰은 사건당시 꿀 행상을 하는 20대 후반 남자가 김씨 집 주변을 배회했다는 주민들의 말에 따라 용의자로 수배하는 한편 정신이상자 3명을 용의자로 추적하고 있다.
◇현장=발견자인 철기군의 외삼촌 서정철씨(28·무직)에 따르면 대문이 열린 채 인기척이 없어 방안을 들여다보니 세 어린이가 넥타이 4개와 태권도 도복 끈 등으로 한데 묶인 채 피투성이가 되어 있더라는 것.
세 어린이 모두 얼굴·목 등을 4∼5차례씩 찔렸으며 철기군과 지은양은 목이 꺾인채 숨져있었고 용기군은 중태에 빠져 서울 면목동 기독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범인은 방안을 뒤진 듯 장롱 문이 열린 채 가재도구 등이 방안에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피해어린이=사건당시 김씨는 1백여m쯤 떨어진 청평역에서 근무 중이었고 부인 서정옥씨(36)는 인근 제사공장에 일을 나가 집에는 어린이들만 있었다.
김씨는 낮 12시쯤 귀가, 점심식사 후 형제에게 집을 보도록 하고 다시 출근했다.
지은양은 하오 3시 10분쯤 『용기한테 놀러간다』며 30m쯤 떨어진 김씨 집으로 갔던 것.
◇김씨 주변=김씨는 청평역 선로 보수반원으로 76년 결혼, 형제를 두고 16평짜리 집에서 살아왔다.
숨진 지은양의 아버지 권씨와는 함께 근무하는 데다 이웃해 살아 어린이들끼리도 친하게 지내왔다.
주민들은 두집 모두 원한을 살만한 관계는 없을 만큼 착하게 살았다고 말하고 있다.
◇수사=경찰은 가평 경찰서 외서 지서에 수사본부를 설치, 사건당일 김씨 집 주변을 배회했다는 20대 꿀 행상을 수배하는 한편, 범행수법이 잔인한 것으로 보아 원한관계에 의한 면식범이나 정신이상자의 범행으로 보고 인근 기도원 등을 대상으로 3명을 용의자로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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