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이재영(흥국생명)이 눈물을 쏟았다.
이재영은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프로배구 2017~18 V리그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25득점을 기록하며 3-0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이에 힘입어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흥국생명은 4연패를 탈출했다.
경기가 끝나고 수훈 선수 인터뷰로 중계사 카메라 앞에 선 이재영은 눈물을 펑펑 터뜨렸다. 마음 고생을 했던 시간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재영은 올 여름 '여자 배구 대표팀 혹사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다른 선수들은 몸이 아픈 데도 불구하고 대표팀 경기에 나서는데, 이재영은 차출되지 않았다는 논란에 시달렸다
'배구 여제' 김연경의 쓴소리도 있었다. 김연경은 "그랑프리와 아시아선수권까지 20경기가 넘는데, 6~7명의 메인 선수만 계속 경기를 뛴다. 결국 고생하는 선수만 고생한다"고 하소연했다. 김연경이 재활 훈련을 하고 있던 이재영이 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데,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았다는 것도 언급하면서 이재영은 배구 팬들의 질타를 받아야 했다.
설상가상 시즌 개막 후, 이재영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지난 시즌 초반부터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줬던 것과는 다르게 다소 부진했다. 이날 전까지 한 경기 평균 13득점을 기록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재영이에게 힘든 해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고 걱정했다.
이재영은 힘든 과정을 뚫고 다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오늘 이긴 게 좋아서 울었다"며 "부진하다고 할 때마다 엄청나게 속상했다. 스스로에게 화도 났다, 그래도 이런 시간이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