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용의자' 이정철, 아파트에서 VX 제조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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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벌어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사건 재판 과정에서 북한으로 추방된 용의자 이정철의 현지 숙소가 신경작용제인 VX의 제조 장소로 의심된다는 경찰의 증언이 나왔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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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지 경찰인 완 아지룰 니잠 체 완 아지즈는 최근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씨의 체포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그는 "이정철이 임대한 아파트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염화물(鹽化物) 1병과 장갑, 칫솔, 3만8천 달러의 현금, 4대의 휴대전화와 심 카드, 2대의 컴퓨터 등을 압수했다"며 "현금을 제외한 나머지 압수품을 화학청으로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들 압수품에 신경작용제 VX의 흔적이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말레이시아 경찰 "이씨 임대 아파트 수색 과정에서 염화물 1병, 장갑 등 압수…VX 흔적 의심"

VX는 화학무기로 사용되는 맹독성 신경안정제로, 당시 숨진 김정남의 몸에서 관련 성분이 검출된 바 있다. 화학전공자 출신인 이씨는 김정남 암살 용의자 가운데 하나로 지난 2월 17일 현지 경찰에 체포됐지만, 2주간의 조사 끝에 증거불충분으로 3월 3일 풀려났으며 곧바로 추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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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씨는 김정남 암살 직후 출국한 4명의 북한 국적 용의자 가운데 3명을 자신의 나자 리아(기아차 카니발의 현지 판매명) 승합차로 범행 장소인 공항 2청사에서 1청사로 태워준 혐의를 받았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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