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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창업] 막 뜨는 사업에 도전하고 싶다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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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이씨는 잉크충전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봤고 이 전망은 적중했다.예상대로 사업 초기부터 꾸준히 매출이 늘어 요즘엔 짭짤한 순익을 올리고 있다. 이씨는 남들이 하기 전에 유망한 업종을 골라 성공한 경우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초에 등장한 잉크가이는 1년 만에 가맹점 500개를 돌파했다"고 말했다. 잉크가이는 잉크 충전방을 방문형 사업으로 바꾼 결과다. 이처럼 시장을 새로 만들어내는 업종은 주변 경쟁자가 없을 뿐만 아니라 시장 선점 효과가 있다. 그만큼 수익성이 높은 편이다.

서울 신림동에서 잉크가이 가맹점을 하는 이상순씨는 발빠르게 이 업종을 선택해 재미를 봤다. 잉크가이는 현재 수백 명의 가맹사업자를 거느리고 있다.

극단적인 예로 보드 게임방.찜닭.불닭 등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반짝 유행' 업종도 초기에 뛰어든 창업자들은 대부분 재미를 봤다.

시장이 가라앉을 무렵 뒤늦게 뛰어든 창업자들만 낭패를 봤다. 서울 광장동에 사는 신모(42)씨는 지난해 1월 어린이 영어교육 회사를 퇴직한 후 곧바로 2억원을 투자해 50평 규모의 주산학원을 열었다.

최근 어린이 교육사업 분야에서도 주산.바둑.한자 등 '복고풍 교육'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영어학원에 비해 비교적 경쟁이 덜하다는 점도 매력이었다.

하지만 막상 사업을 시작해 보니 매출이 예상보다 오르지 않았다. 사교육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당장 필요한 영어.수학 외에 주산까지 과외를 시키는 부모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신씨는 5개월 만에 사업을 접었다. 5개월 동안 7000만원을 날렸다.

이처럼 남들이 안하는 업종을 선택하면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실패 위험도 높다. 꽃도 피기도 전에 시들어버리는 업종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 등장한 업종을 고르는 방법과 주의점을 정리했다.

어떤 업종을 고를까=이미 시장에서 수요가 검증된 아이템에 차별화 포인트를 추가하면 비교적 성공 가능성이 크다. 이른바 리모델링 업종이다. 잉크가이는 소비자에게 한 발 더 다가서 편의성을 높인 대표적인 사례다. 소비 트렌드에 맞는 업종을 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10~30대의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업종도 주목할 만하다. 또 재정이 탄탄하고 체계적으로 가맹점을 관리하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새로 시작하는 아이템이라면 비교적 실패 위험이 낮다.

함정은 곳곳에 있다=막 시장에 선을 보인 업종은 소비자의 평가를 예측할 수 없다. 그만큼 실패 위험이 있다. 그래서 창업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업종은 시장에서 검증이 될 때까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일부 정보기술(IT) 관련 업종이나 자판기 사업이 고전한 것도 소비자들의 반응이 낮았기 때문이다.

강병오 대표는 "벤처 붐 이후 IT 관련 업종 및 자판기 사업들이 많이 등장했지만 지금까지 살아남은 업종은 거의 없다"고 했다.

객단가(손님 한 명이 쓰는 비용)가 너무 낮거나 수요층이 한정돼 있는 아이템도 주의해야 한다. 빙수 전문점, 모피제품 판매업 등 특정 계절에 잘되는 업종이나 방학을 타는 업종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취급 상품의 라이프사이클이 짧거나 부피가 크고 쉽게 파손되는 상품, 애프터서비스가 꼭 필요한 상품 등은 확실하게 대응책을 세워놓고 시작해야 실패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도입기 업종은 브랜드 인지도가 약하기 때문에 홍보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그래서 창업자의 적성도 중요하다. 도전하는 것을 즐기고 장사가 잘 안 될 경우 적극적으로 이것저것 변화를 시도하는 사람이 도입기 업종에 알맞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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