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터가 흥하면 성공한다…현대건설 선두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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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터가 흥하면 성공한다(?)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이 2017~18시즌 V리그 1라운드에서 4승1패로 1위를 기록했다. 세터 출신 이도희 감독 부임 후, 세터 이다영의 실력이 일취월장하면서 이룩한 결과다.

이도희 감독은 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GS칼텍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1라운드는 만족할만했다. 시즌 초반 경기가 어려웠지만 그 경기를 이기면서 1라운드를 잘 마무리한 것 같다"고 했다.

9월 13일 2017 프로배구 컵대회 KGC인삼공사전에서 작전 지시를 내리는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 [사진 한국배구연맹]

9월 13일 2017 프로배구 컵대회 KGC인삼공사전에서 작전 지시를 내리는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 [사진 한국배구연맹]

현대건설은 지난달 15일 개막 첫 경기였던 KGC인삼공사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이겼다. 이어 IBK기업은행전도 3-2로 진땀승을 거뒀다. 이후 흥국생명과 GS칼텍스를 3-0으로 셧아웃시켰다. 지난 5일 한국도로공상에 패해 4연승을 멈췄지만, 공수 조직력이 6개 구단 중 가장 탄탄하다.

특히 주전 세터로 도약한 이다영은 세트당 평균 11.5개의 세트를 성공하며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에 힘입어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도희 감독은 "이다영이 경기할 때 굉장히 몰입하다.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커졌다"며 "아직 경기운영이나 속도 조절은 부족하다. 이번 시즌에 계속 경기에 나가면서 경험을 쌓는다면 더욱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현대건설 이다영

현대건설 이다영

이도희 감독은 현역 시절 '명세터'로 이름을 날렸다. 배구 선수치고는 작은 키(1m70cm)였지만, 넓은 시야와 순발력으로 다양하게 볼을 분배했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이도희 감독 손에서 일궈졌다. 그런 이도희 감독은 여름 내내 세터 이다영을 조련시키는데 집중했다.

이다영의 공 배달이 잘 되면서 현대건설 공격수들도 신이 났다. 센터 김세영과 양효진을 중심으로 세트당 평균 3.20개에 달하는 블로킹 득점을 올렸다. 외국인 레프트 공격수 엘리자베스는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잘해주고 있다. 총 130득점으로 득점 5위에 올라있지만, 리시브는 세트당 3.3개로 1위다.

이도희 감독은 "솔직히 엘리자베스가 이 정도로 잘해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훈련 때도 몸 상태가 안 좋아서 걱정했는데, 경기할 때는 예상 외로 잘하더라"며 웃었다.

수원=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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