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영부인들이 국가 행사 때마다 사람들의 주목받는 것에 대한 고충을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청와대는 방한한 미국 대통령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김정숙 여사 사이에 오간 후일담을 공개했다.
먼저 두 여사는 의장대 사열 행사 영부인의 역할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멜라니아 여사가 의장대 사열에 대해 '아름답다'고 호평을 하자 김정숙 여사는 “감사하다. 그런데 이런 큰 행사를 치를 때면, 더더욱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일이 어색하기도 하다. 많은 분들이 저만 보는 것 같아 때론 힘들다”고 먼저 말을 건넸다. 그러자 멜라니아 여사도 공감했다. 몇개월 먼저 영부인이 된 멜라니아 여사는“마치 사람들이 현미경을 갖다 대고 보듯이 나를 보는 것 같아 힘들 때도 많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다”고 덧붙였다.
영부인으로서 가져야 하는 책임감에 대해서도 나눴다. 김 여사는“자유로운 삶이 때론 그립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잘 해야 하는 자리인지 잘 알기에 매일 밤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고 말했고 멜라니아 여사도 “우리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 특히 힘들 때마다 우리를 바라보는 국민들이 있다. 그분들을 생각하면 뭔가를 자꾸 하게 되더라”고 공감했다.
상춘재에서는 한국 건축 양식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김 여사는 “(멜라니아) 여사님께서 건축을 전공하셨다고 들었다. 이 건물은 한국의 전통 가옥이다. 지붕의 처마 끝이 위로 살짝 올라가 있는 모습이 참 아름답지 않느냐. 한국의 전통가옥에서는 안에 앉아 밖을 바라보면 한 폭의 그림 같다”고 안으로 들어가기를 권유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자신이 아끼는 킬힐을 벗고 김정숙 여사가 준비한 슬리퍼로 갈아신었다. 때마침 상춘재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숙-멜라니아 여사 환담 자리에 합류해 양 정상 내외가 함께 밖을 바라보며 차담을 나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