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품질·서비스·내구성 만족도 모두 수입차에 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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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비자는 국산 자동차보다 수입차의 품질과 서비스를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차의 만족도가 수입차와 비교해 모든 부문에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9일 경기 평택항 자동차 선적부두에 수출을 앞둔 차량이 줄지어 주차되어 있는 모습.

지난달 9일 경기 평택항 자동차 선적부두에 수출을 앞둔 차량이 줄지어 주차되어 있는 모습.

7일 자동차 조사·평가 전문업체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7월 9만6123명의 자동차 보유자 또는 2년 내 신차 구매 의향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개 평가항목 가운데 9개에서 국산차 만족도가 수입차보다 낮았다고 밝혔다.

조사결과를 보면 신차를 구매하기 전후 고객 관리의 우수성을 평가하는 ‘판매 서비스’에서 국산차의 만족률은 53%로, 수입차보다 6%포인트 낮았다. ‘제품’ 만족률 역시 수입차(64%)가 국산차(54%)를 10%포인트 웃돌았다.

‘초기 품질’ 만족률에서도 수입차(71%)가 국산차(62%)를 앞섰다. 구매 1년 이내 소비자에게 차를 운행하면서 겪은 결함·고장·문제점을 지적하도록 하고, 품질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를 물은 결과다. 특히 이 부문에서 국산차와수입차 간 격차는 지난해 4%포인트에서 올해 9%포인트로 벌어졌다.  최근 출시한 여러 국산 신차들의 초기품질이 그만큼 안정적이지 않다는 뜻이라고 컨슈머인사이트는 설명했다.

차량의 ‘신뢰성’ 평가에서도 국산차는 수입차(평균 0.89건)의 약 2배인 평균 1.74건의 문제를 지적받았다. 신차를 구매한 후 4~6년이 된 사용자에게 엔진, 잡소리, 브레이크 등 19개 항목을 제시하고 ‘연식을 고려해도 비정상’이라고 느끼는 항목을 모두 체크하도록 한 결과다.

‘부식 발생 부위 수’ 조사에서도 국산차(평균 3.94건)는 수입차(평균 1.17건)의 3.4배에 이르렀고, 제조사에 얼마나 만족하는지를 조사한 ‘제작사 만족률’ 역시 국산 브랜드(37%)가 수입 브랜드에 19%포인트 뒤졌다. 소비자가 자동차 품질뿐만 아니라 국산차 브랜드 자체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10개 항목 중 유일하게 ‘정비서비스’ 분야에서 국산차가 수입차와 같은 만족률(67%)을 보였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조사 결과 국산 차가 비교 우위인 영역은 거의 없었다”며 “수입차가 국내 시장의 15% 이상을 차지했다지만 아직 한국은 세계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낮은 나라 가운데 하나인데, 이런 열세 상황이 이어지면 '수입차 쏠림' 현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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