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 찬성론자로 ‘급선회’한 김성주 이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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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신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7일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 본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주 신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7일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 본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주(53) 신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국민의 노후자금 600조원을 책임질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7일 취임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7일 취임식 #내정자 때 보험료율 인상 ‘찬성’ 선회 뜻 밝혀 #4년전만에도 이상 반대론자였던 김 전 의원 # “연금은 정치”라며 국회의원 출신 내세우기도

국민연금 본사가 있는 전북 전주 출신인 김 이사장은 19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국민연금과 관련한 다양한 입법과 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기에는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들어왔다. 일각에서는 그가 ‘국민연금은 언젠가 고갈될 운명’이라며 보험료율 인상을 반대해온 당사자였다는 점을 들어 반대했다.

김성주 신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7일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 본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주 신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7일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 본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공단을 맡으면서 보험료율 인상 ‘반대론자’에서 ‘찬성론자’로 급선회했다. 그는 새 국민연금 이사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시기에, 국민연금 도입 이래 30년째 이어지고 있는 ‘저부담-저수급’ 구조를 ‘적정 부담-적정 수급’ 구조로 바꿀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최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내정된 후 “연금은 정치”라며 “(이사장에 임명되면) 지금처럼 덜 내고, 덜 받는 구조에서 더 내고, 더 받는 구조로 바꾸기 위한 논의를 정치권과 함께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불과 4년 전만 해도 보험료율 인상을 반대해왔다. 2013년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이었던 김 이사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은 보험료율을 인상할 때가 아니다. 인상하자는 이유가 기금고갈 시기를 늦추자는 것인데, 인상한다고 영원히 기금고갈을 피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이사장은 “보험료율 인상이라는 건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해결하겠다는 얘기”라며 “여야 모두 국민에게 돈을 더 준다는 건 합의하기 쉽지만, 더 내라는 건 선뜻 내밀기 어렵다”고 했다.

김성주 신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7일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 본부에서 열린 취임식에 앞서 이원희 공단 이사장 직무대행과 공단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주 신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7일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 본부에서 열린 취임식에 앞서 이원희 공단 이사장 직무대행과 공단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이사장은 “보험료를 올리자는 얘기는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다”며 “결국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가 “연금은 정치”라고 말하는 이유다. 그는 “예전 국민연금 이사장들은 소위 연금 전문가였지만 정치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국회의원 출신으로서 정치력을 발휘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뜻으로 분석했다. 또 한편에선 김 이사장이 섣불리 인상 방안을 발표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은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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