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대통령이 방한한 7일 오전 경찰이 통행로를 제외하고 광화문광장을 펜스로 봉쇄했다. 강정현 기자.
7일 오전 광화문 광장은 통행로만 확보한 채 철제 펜스로 모두 봉쇄돼 있었다. 차도 쪽에는 폴리스 라인이 이중으로 설치됐다. 펜스 앞에는 경찰들이 서서 경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당일인 7일 서울 광화문과 청와대 인근은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오전부터 반미 단체들의 비판 집회와 퍼포먼스 등이 이어졌다.
7일 오전 한국대학생연합 회원들이 '노트럼프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여성국 기자
이날 오전 10시20분쯤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은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서 '트럼프 방한 반대 대학생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트럼프는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쉬지 않고 북한을 파괴하고 한반도 전쟁을 감행할 막말을 쏟아낸 장본인이다. 트럼프가 이 땅에 들어온다면 남북갈등이 심화될 뿐이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가면을 쓴 채 "노 트럼프 존(No Trump zone)"을 외치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7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평통사 회원들이 '삼보일배' 행진을 하고 있다. 최규진 기자
비슷한 시간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는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이 기자회견을 한 뒤 청와대에서 100미터 가량 떨어진 사랑채까지 '삼보일배' 행진을 시도했다. 문규현 신부와 조헌정 목사, 강해윤 교무 등 50여 명은 "한반도의 평화를 빕니다. 한반도 전쟁을 반대한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나아가다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경호구역 인근'이라는 이유로 경찰에 가로 막혔다. 평통사는 "법원이 우리 헌법 정신에 따라 허용한 집회의 자유를 경찰이 침해하고 있다"고 항의하며 정부서울청사 앞 차도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7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청와대 사랑채까지 삼보일배로 행진하려던 평통사 회원들이 경찰에 가로막히자 정부서울청사 앞 차도에서 항의집회를 하고 있다. 최규진 기자
반(反) 트럼프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220여 개 시민단체 모임 'NO 트럼프 공동행동'(공동행동)은 오전 11시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참가자들은 '트럼프 우린 널 환영하지 않는다''한반도 전쟁위협 트럼프는 오지마라!''trump, NOT welcomed' 등이라 적힌 피켓을 들고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황제 대관식이라도 하듯 붉은 카펫을 깔고 그 근처에 반대 목소리는 얼씬 거리지 못하게 한 것이 촛불의 정신이었냐"며 "우리는 평화를 염원하는 전세계 민중들의 공적이 되고 있는 트럼프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내일 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압력과 대북제재의 강도를 높이는 내용으로 트럼프가 연설하는 것또한 저지하겠다"고 예고했다.
220여 개 시민단체 모임 '노 트럼프 공동행동' 회원들이 7일 오전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아람 기자
공동행동은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열어 참석자들을 규합한 뒤 청와대 인근인 서울 팔판동에서 트럼프 대통령 규탄 집회를 할 계획이다.
경찰은 7~8일 서울에 최고 수위 비상령인 갑(甲)호비상을 내리고 경찰력을 총동원한다. 7일에는 트럼프 대통령 동선 인근에 경력 195개 중대가 투입된다.
최규진·여성국·이아람 기자 choi.kyuji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