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전쟁 안돼”…강경화, 트럼프 방한 직전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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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직전 “한반도의 핵 문제는 군사적 수단이 아닌 평화적, 외교적 수단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미 언론에 밝혔다. 강 장관은 7일 미 NBC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입장을 표명하면서 “한반도에서 또다른 전쟁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NBC에 “수십년 이뤄낸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전쟁으로 파괴 안돼” # 한ㆍ미 정상회담 앞두고 ‘군사적 옵션’에 대한 방어막 친 것 # 일 언론은 “트럼프와 아베, 대북 군사적 옵션 논의” 보도 # #

미 NBC와 인터뷰 녹화를 하고 있는 장면. [NBC 홈페이지 캡쳐]

미 NBC와 인터뷰 녹화를 하고 있는 장면. [NBC 홈페이지 캡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에 대해 “화염과 분노”발언 이후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해 왔다. 지난달에는 북한 문제를 외교적 방법으로 풀려고 노력하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 대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며 “오직 한 가지 방법만이 있을 뿐”이라고 언급하는 등 군사적 옵션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에 앞서 “동맹국과 다른 파트너국과의 사이에서 군사적 노력의 가능성을 얘기하지 않는 건 무책임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도쿄도(東京都) 요코타(橫田) 미군 공군 기지에서 미 장병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그는 북한을 염두에 두고 "어떤 독재자도 미국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도쿄도(東京都) 요코타(橫田) 미군 공군 기지에서 미 장병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그는 북한을 염두에 두고 "어떤 독재자도 미국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이 때문에 강 장관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사이에 대북 군사적 옵션 논의가 확실해진 상황에서 미리 미국 측에 우리 정부의 입장을 확실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한반도 평화 5원칙을 강조하며 ‘한반도 전쟁 불가론’을 재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오전 국회 시정 연설에서 '한반도 전쟁 불가론'을 재천명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오전 국회 시정 연설에서 '한반도 전쟁 불가론'을 재천명했다. [연합뉴스]

강 장관은 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군사적 옵션에 대해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강 장관은 “한국전쟁 이후 수십년에 걸쳐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일궈냈는데 또다른 전쟁이 이를 파괴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대북 강성 발언에 대해선 “북한 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하고 싶은 그의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수사적 표현이 아닌 ‘전체적인 톤(tone)’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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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일 기간에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와 대북 군사적 옵션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군사적 옵션에 대한 논의 여부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두 정상간 논의가 있었다고 7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표명한 일련의 대북 강성 발언에 대해 “미국 측의 입장을 100퍼센트 지지한다”고 밝혀왔다.
NBC는 강 장관의 인터뷰 내용 전체를 현지(6일) 저녁 뉴스 시간에 공개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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