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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 제친 김에 4관왕 따거라" 안현수 선수 김포집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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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안현수 선수가 1000m 결승에서 1위로 골인하는 순간 아버지 안기원(왼쪽)씨와 어머니 전미정씨가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2002년 당시 앳된 얼굴의 안현수 선수. [김포=연합뉴스, 중앙포토]

제20회 이탈리아 토리노 겨울올림픽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이 쏟아진 19일 새벽, 2관왕에 오른 안현수(21.한국체대)선수의 집(경기도 김포시 장기동)에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환호가 터졌다.

남자 1500m에서 이미 금메달을 딴 뒤라 조금 여유는 생겼지만 이날 1000m에서 라이벌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와 준준결승부터 계속 같은 조로 뛰었기 때문에 걱정도 됐다. 그러나 안 선수가 준준결승과 준결승, 그리고 결승까지 모두 오노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자 아버지 안기원(49)씨는 "정말 장하다. 3관왕, 4관왕도 가능할 것"이라며 기뻐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백일기도를 했다는 어머니 전미정(41)씨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정말 대견하다. 집에 오면 푹 쉬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3남1녀 중 장남인 안 선수는 서울 명지초등 때 학생종별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명지중 시절 겨울체전 3연패, 그리고 신목고 1학년이던 2002년 1월 세계주니어쇼트트랙선수권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하면서 두각을 드러냈다. 열일곱 살, 팀의 막내로 당당히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출전했다. 그러나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첫 좌절을 맛봤다. 1000m 결승에서 오노와 리자준(중국), 매튜 투르코(캐나다) 등과 엉켜 넘어지면서 4위에 그친 것이다. 동메달 하나도 건지지 못하고 귀국한 안 선수는 절치부심, 강도 높은 체력 훈련에 돌입했다. 안경을 낀 앳된 얼굴, 호리호리하던 모습이 점점 달라졌다. 안경도 벗어버렸고, 근육은 레슬링 선수처럼 단단해졌다. 내성적이던 성격도 활발해졌다.

2003년 겨울아시안게임 3관왕, 월드컵 5관왕을 차지하면서 세계 정상급 선수로 급성장한 안현수는 2004년 세계선수권에서 1000m.1500m. 3000m. 5000m 계주와 개인 종합까지 전관왕(5관왕)에 오르며 명실공히 한국의 에이스가 됐다. 이번 토리노 올림픽을 앞두고 미국의 스포츠전문잡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가 안현수 선수의 3관왕을 점치기도 했다.

국민에게 기쁨을 안겨준 안 선수는 병역 면제 혜택과 함께 돈방석에도 앉았다. 안 선수는 이미 체육연금 상한선인 월 100만원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번 올림픽 성적에 따른 연금은 일시불로 지급된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안 선수는 금메달 2개로 연금점수 198점을 보태 9650만원을 받게 된다. 만일 3관왕이 되면 1억5150만원, 전관왕(4관왕)을 달성한다면 2억650만원으로 늘어난다. 대한올림픽위원회와 대한빙상연맹의 포상금은 물론 별도다.

강인식 기자

*** 바로잡습니다

2월 20일자 16면 '올림픽 2관왕 쇼트트랙 안현수 선수는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다'는 기사에 대해 병무청 신승철 정보관리담당관이 연락을 해 왔습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 체육 분야에서 국위를 선양한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병역 혜택은 '면제'가 아닌 '체육 분야 공익근무요원 소집'으로 표현해야 맞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병무청 설명에 따르면 병역 혜택 요건을 갖춘 선수들은 2년10개월(34개월)동안 체육 분야에서 공익 근무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자신의 분야에서 그대로 일하는 것입니다. 4주간 군사교육 이외에는 군 복무를 하지 않으니 '면제'라는 표현을 써왔으나 병무청은 34개월 내에 선수가 체육 분야에서 벗어난 업무에 종사하게 되면 '복무 이탈'로 판단해 병역 혜택이 취소된다고 확인해 줬습니다. 이 경우 신체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은 선수는 현역병으로 입대해야 합니다. 아직 이런 사례는 없었습니다. 부상으로 선수활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본인의 귀책 사유가 아니기에 복무이탈로 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선수에서 은퇴하고 지도자 생활을 하는 경우도 체육 분야 활동으로 인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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