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보다 학교생활에 더 많은 것” 말기암 엄마가 아들에게 쓴 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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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 판정을 받은 두 아이 엄마 세라 시버스[사진 호주 ABC]

말기암 판정을 받은 두 아이 엄마 세라 시버스[사진 호주 ABC]

호주에서 뇌종양 진단을 받은 30대 엄마가 두 아들을 위해 쓴 편지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3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멜버른에 사는 두 남자아이의 엄마인 세라 시버스(34)는 지난 3월 뇌종양 재발 소식을 들었다. 2008년 처음 발견돼 물리쳤던 것으로 생각했던 병이 재발했고 말기 진단을 받았다.

 세라는 치료가 실패하는 쪽으로 흘러가자 3살인 큰아들 휴와 작은아들 알피에게 세상을 떠나는 엄마의 마음이 절절히 담긴 편지를 썼다.

 세라는 “너희가 성장하는 것을 옆에서 볼 수 없을 것 같다. 말하기 어렵고 마주하기는 훨씬 더 어려운 일이란다”고 편지를 시작했다.

 이어 “앞으로 너희와 함께할 수 없다는 느낌이 드는 고통을 무엇으로도 설명할 수는 없다. 너희는 나의 가장 자랑스러운 성취”라고 전했다. 세라는 엄마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알게 하려고 좋아하던 향수와 음식, 계절 등도 소개했다.

[사진 인스타그램]

[사진 인스타그램]

 그러면서 “용기 있게 행동하고 감정 표현에 주저하지 말며, 열심히 공부하면서도 교과서보다는 학교생활에 훨씬 더 많은 것이 있다”고 조언했다. 또 “운동을 즐기고 외국어와 악기를 배우며 가능한 한 많은 여행을 하라”고 덧붙였다.

 또 좋은 식사 예절은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실례합니다’와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기억하고, 친구들 부모에 관해 달리 들은 게 없다면 그들에게 ‘미시즈’나 ‘미즈’, ‘미스터’ 호칭을 써라”라며 꼼꼼하게 챙겼다.

 가족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롤 모델’이 될 만큼 훌륭하다며 아버지를 잘 도우라는 말도 남겼다.

 세라는 “그(아버지)가 새로운 파트너와 다시 행복을 찾기를 원할 때가 올 것”이라며 “그의 선택을 수용하고 받아들여라, 그러면 새 파트너 역시 너희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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