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딘 vs 우완 보우덴 … KIA·두산 어깨 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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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대1. 프로야구 KIA와 두산이 광주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1, 2차전에서 1승씩 나눠 가졌다. ‘뚝심의 야구’를 펼치는 김기태 KIA 감독과 ‘믿음의 야구’를 고집하는 김태형 두산 감독. 서울로 장소를 옮겨 열리는 3~5차전에서는 ‘뚝심’과 ‘믿음’ 중 어느 게 통할 것인가.

KS 오늘 3차전 선발 예고

28일 오후 2시 열리는 3차전은 놓칠 수 없는 경기다. 통계적으로도 그렇다. 역대 1승1패(무승부 포함)가 된 16번의 KS에선 3차전 승리 팀이 14번(87.5%) 우승했다. 남은 경기에서 투수 운용의 주도권을 쥘 수 있 다. 3차전에 KIA는 좌완 팻 딘, 두산은 우완 마이클 보우덴을 선발로 예고했다.

두 감독은 앞선 두 경기에서 정공법을 썼다. KIA는 4차전 선발 예정이던 임기영을 만일의 경우 불펜에 투입할 채비였지만 끝내 실행하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도 플레이오프 때와 똑같이 셋업맨 함덕주-마무리 김강률 순서로 이어갔다.

라인업 역시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김기태 감독은 1, 2차전을 똑같은 라인업으로 나왔다. 타격왕 김선빈을 상위타선으로 올리지 않고 정규시즌 때처럼 9번에 뒀다. 바뀐 자리는 김민식에서 한승택으로 바뀐 포수뿐이다. 한승택은 정규시즌에 양현종과 주로 호흡을 맞췄다. 김기태 감독은 “정규시즌과 똑같이 하려 한다”고 말했다.

번트도 아꼈다. KIA는 올해 희생번트 52개를 성공시켰다. 넥센(47개)과 롯데(51개) 다음으로 적다. KS에서도 김기태 감독은 강공을 고집했다. 3-5로 뒤진 1차전 8회 무사 1, 2루에서도, 0-0으로 맞선 2차전 7회 무사 1루에서도 번트는 없었다. 결과적으론 실패지만 김 감독 생각은 확고하다.

김태형 감독은 주전들에 대한 신뢰를 이어갔다. 1차전에서 나오지 않았던 포수 양의지와 유격수 김재호를 2차전 선발로 내보낸 게 그 예다. 양의지는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허리 통증으로 빠진 뒤 포수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김재호는 포스트시즌 들어와 대수비로만 나섰다.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두 선수였지만, 김 감독은 2차전에 기용했다.

공교롭게도 양의지는 결정적인 판단 실수를 했고, 김재호는 실책을 저질렀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둘에 대한 믿음을 접지 않고 있다. KS 전체로 길게 볼 때 두 선수가 살아나야 시리즈에서 승산이 있다는 계산에서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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