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남지사 차출 구체화? 文 호남 일정 이틀째 동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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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뉴스1]

임종석. [뉴스1]

25~26일 문재인 대통령의 광주와 호남 일정에는 임종석(사진) 대통령 비서실장도 동행했다.

실장까지 청와대 비운 건 이례적 #여권서 박지원 대항마로 거론

통상 비서실장은 대통령과 동시에 청와대를 비우지 않는다. 대통령의 해외출장에도 비서실장은 동행하지 않는다. ‘만약’을 위해서다. 그런데도 임 실장은 광주 한국시리즈 ‘깜짝 시구’에 이어 이날 전남 순천에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선 ‘임종석 전남지사 차출설’과 관련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임 실장은 전남 장흥 출신이다. 전대협 3기 의장을 거쳐 34세 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2000년과 2004년 서울 성동을에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이후론 야인(野人)이다. 최근 그는 기자들과 만나 “비서실장은 비상대기 상태라 청와대 인근에 산다. 동네(서울 은평)에는 갈 시간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을 지역구로 뒀던 임 실장이 청와대에 입성하자 일찍부터 서울시장 출마설이 떠돌았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의 ‘3선 도전’ 가능성이 가시화되자 서울시장설은 잦아들었다. 그는 박 시장 체제에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DJ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자처하는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이 전남지사 선거 출마의사를 밝힌 뒤부터 여권에선 “임 실장을 대항마로 투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전남의 유일한 민주당 현역인 이개호 의원이 출마하면 전남지역 의석이 제로가 돼버린다”며 “신구(新舊)의 대결 구도로 임 실장이 좋은 카드가 될 것이란 말이 있다”고 전했다.

다른 여권 핵심 관계자도 “임 실장은 전남지사나 내각 입성 등 다양한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는 여권 전체의 ‘스타 플레이어’를 총동원하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고 했다.

여권 일각에선 DJ의 차남 김홍걸 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의 이름도 거론한다.

하지만 내년 6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상황은 가변적이다. 임 실장은 기자들에게 “원래 정치 일정은 정해놓고 해서는 계획대로 되는 법이 없다”며 선거와 관련한 자신의 거취에 대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강태화·위문희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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