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문 대통령, 평택 험프리스 기지로 트럼프 방문 초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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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도널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초 한국 방문 때 평택의 험프리스 미군기지를 방문해 달라는 초청(invitation)을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고 미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23일(현지시간) 밝혔다.

“DMZ와 평택 둘 다 가긴 어려워” #“미국이 결정” 청와대 설명과 달라 #백악관 “한국서만 국회 연설” 강조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달 3~14일 아시아 순방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우리(미국)는 험프리스 기지를 방문해 달라는 초대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손님”이라며 “비무장지대와 험프리스 기지 둘 다 방문하기는 어려워 최종 결정을 하진 않았지만 7일 험프리스를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는 청와대가 “문재인 정부가 트럼프의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반대하고 있다”는 지난주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일정은 미국이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찬반 입장을 낼 성격이 아니다”고 밝힌 것과는 차이가 나는 발언이다.

이 백악관 관계자는 “일부 언론은 몇몇 이유를 대면서 대통령이 (DMZ를)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안전이 우리의 고려사항은 아니다”며 “험프리스는 비교적 새로 지은 한반도 내 핵심 미군기지로 솔직히 (한·미 간) 비용 분담의 좋은 사례”라고 덧붙였다.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방한 이후 DMZ를 찾지 않은 미국 대통령은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CNN은 “현 상황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호전적인 언어가 한반도 긴장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린 터라 안보 전문가들은 그의 DMZ 방문이 매우 ‘도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해 왔다”고 배경을 분석했다.

한편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7일 정오에 도착해 1박2일 일정을 소화한다고 말했다. 주요 방한 일정으로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7일), 국회 연설(8일), 국립묘지 참배 등을 소개한 뒤 “이번 방문국 중 유일하게 한국에서 국회 연설을 하며 이는 한국에서 하는 두 개의 중요한 연설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머지 하나는 험프리스 기지에서 굳건한 한·미 동맹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할 뜻을 밝힌 데 대해선 “그의 평화에 대한 헌신을 존중하지만 계획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해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의 우려를 해소할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선 유엔 대북제재에 대한 중국의 동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훨씬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 (중국이) 국제제재의 완전이행과 더불어 독자제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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