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실조로 숨진 2kg도 안된 아기…전세계 충격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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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AFP통신이 공개한 시리아 아기의 사진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AFP통신이 23일 공개한 시리아 아기 도프다의 사진. 아이는 사진 공개 하루 전날 영양실조로 숨졌다. [AFP=연합뉴스]

AFP통신이 23일 공개한 시리아 아기 도프다의 사진. 아이는 사진 공개 하루 전날 영양실조로 숨졌다. [AFP=연합뉴스]

뼈만 앙상하게 남은 사진 속 아기의 이름은 사하르 도프다다. 태어난 지 한 달이 됐지만, 체중은 2㎏도 되지 않는다는 아기는 움푹 팬 눈으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도프다는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의 고우타 지역의 병원에서 영양실조 처치를 받았지만, 사진이 공개되기 전날인 22일 사망했다.

생후 1개월에 숨진 도프다 사진 공개 # 시리아 정부군 봉쇄 지역서 영양실조 # 식량 끊기고 구호단체 지원도 차단돼 #“상황 계속될 땐 어린이들에 대재앙”

영국 일간 가디언은 사진을 게재하면서 “많은 아이가 위험에 처해 있으며, 구호단체들이 재앙을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식량 공급이 매우 낮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더 많은 아이가 죽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만 명이 거주 중인 고우타 지역은 시리아 정부군이 봉쇄 중이다. 이로 인해 식량 및 의약품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은 봉쇄 지역에 대한 국제 구호단체의 지원도 차단했다. 가디언은 시리아 전역에서 고우타와 같은 봉쇄 지역에 갇혀 있는 사람이 약 350만 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에 따른 피해는 아이들이 가장 극심하게 입고 있다. 영양 부족 상태인 아기 엄마들이 젖을 먹이지 못하고, 분유는 아예 없다 보니 아기들이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도프다의 엄마 역시 제대로 먹지 못해 도프다에게 젖을 먹이지 못했다.

고우타 지역의 병원 운영을 지원하는 ‘시리아-아메리카 의료협회’의 모하마드 카토웁 박사는 “영양 부족은 면역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아이들은 감염에 취약해져 결국 사망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역의 의사인 아햐 아부 아햐는 AFP통신에 “지역의 어린이 약 9700명 중 4000명이 영양 부족 상태이며, 200명이 영양실조, 80명이 극심한 영양실조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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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난을 틈탄 암거래상의 농간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현지 구호당국 관계자는 “사람들이 설탕·빵 등 필수품을 사기 위해 영양 보조 식품을 팔아야 한다”며 “이로 인해 심각한 영양실조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설탕 1㎏ 가격이 15달러(약 1만6936원)에 이른다”며 “이는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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