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의 한 물류센터 건설현장에서 옹벽이 무너지면서 공사 중이던 인부 2명이 매몰돼 한 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 주변 작업자 7명은 경상을 입었다.
23일 오전 콘크리트 옹벽 무너져내려 #에이치빔 철거 작업하던 인부 매몰 #경찰, 공사 현장 관계자 조사 예정
23일 오전 10시 30분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의 한 물류센터 건설현장에서 콘크리트 옹벽 옆 토사를 지지하던 에이치빔 철거 작업 도중 갑자기 ‘우르르’ 굉음과 함께 옹벽이 무너져 내렸다. 붕괴한 옹벽은 길이 70여m, 높이 20여m가량이다.
이 사고로 작업자 배모(52)·이모(50)씨 2명이 매몰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구조작업을 벌여 23분 만에 배씨를 구조했다. 가슴과 허리 등을 다쳐 용인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씨는 사고 4시간 43분만인 이날 오후 3시13분 숨진 채 발견됐다. 구조견이 현장에 오후 1시47분쯤 도착했지만 찾지 못했다. 구조견이 이씨의 매몰 위치를 발견한 시점은 오후 3시였다.
현장에서 또 다른 이모(57)씨도 허리를 다치는 중상을 입었다. 이씨는 쏟아져 내린 흙더미 등에 매몰되지는 않았다. 수원의 한 대형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배씨와 이씨 중상자 2명은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다고 한다.
또 이날 사고로 김모(59)씨 등 작업자 7명이 다리 등을 다쳐 치료를 받았다. 이날 인부 중 상당수는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현장을 벗어나 인명사고를 피했다고 한다.
경찰은 공사현장 관계자들을 불러 사고 경위·원인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옹벽이 토사의 압력을 견디지 못한 이유 등도 포함된다. 조사 결과 법 위반 사항이 드러나면 관련자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형사 입건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물류센터 건설현장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고용부는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심의위원회 검토 후 작업 재개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사고가 난 용인 물류센터는 7만5000여㎡ 부지에 지상 3층·지하 2층 규모, 연면적 11만5000여㎡로 계획됐다. 내년 2월 완공 예정이었다.
용인=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