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7일 오전 10시부터 수사관 10명을 투입해 입찰방해 혐의로 서울 상암동 MBC 문화사업국, 경북 경주 황성동에 소재한 경주문화재단 등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18억원 규모 경주시 산하단체 행사 #MBC 유리하게 입찰환경 조작 의혹
경찰은 지난해 12월 경주문화재단이 공고를 낸 '2017 실크로드 코리아-이란 문화축제' 총괄대행 용역 입찰과정에서 MBC 임원과 재단 관계자가 짜고 경쟁업체 입찰을 방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단 관계자가 입찰 제안서를 MBC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하는 등 불공정한 입찰 환경을 조성한 의혹이 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 관계자는 “입찰계약서와 심사자료, 사업비 집행내역, 수사대상자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해 혐의사실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18억원 규모의 총괄대행 사업에 대한 입찰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진행됐다. KBS 미디어, MBC 플러스 등 6개 업체가 입찰에 참가해 MBC가 최종 선정됐다. 행사는 지난 4월 경북 경주시와 이란 이스파한시 일대에서 약 나흘간 열렸다.
경주문화재단은 지난 2011년 설립된 재단법인으로 경주시 산하기관이다. 경주 예술의전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제1회 경주국제뮤직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경주 지역에서 각종 문화행사 등을 열고 있다.
MBC 사측과 경주문화재단은 이번 경찰 압수수색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MBC 직원들 사이에서도 별다른 움직임는 없었다. 이 회사 노조 조합원 400여명은 로비에서 “공영방송 되살리자”는 구호를 외치며 파업을 이어 나갔다.
한영익·여성국 기자 hany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