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트럼프 대북 정책, 핵무기 경쟁만 촉발할 것” 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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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맞붙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트럼프의 대 북한 강경 발언을 비판했다.

힐러리 클린턴 [AP=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 [AP=연합뉴스]

클린턴은 15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계속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이 “미국의 동맹국들을 당황하게 하고, 이 지역의 핵무기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이 같은 언사가 계속된다면) 일본인들은 당연히 북한 미사일에 대해 걱정하게 될 것이고, 그들은 미국을 믿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호전적이고 위협적인 언사 비판하며 #"미국의 동맹국들을 당황하게 할 것"이라 경고

그는 또 “외교와 전쟁 예방, (핵) 억지력을 만드는 일들은 더디고 지난한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트럼프와 갈등을 빚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사임해야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명확한 의견을 밝히는 대신 내놓은 답변에서다. 클린턴은 “충동적인 사람들이 ‘우리는 여기까지야. 너랑 끝이야’라고 말하게 둘 순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충동적으로’ 군사 행동을 하게 내버려둘 수는 없다는 의미로, 트럼프보다 틸러슨의 손을 들어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란과 맺은 핵 합의가 잘못된 것"이라는 트럼프의 주장도 문제삼았다.
 클린턴은 “이란이 핵 합의를 잘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는데도, (트럼프가) 그렇게 하는 것은 외려 미국을 우습게 만드는 일”이라며 “이란에 놀아나게끔 하는 것”이라 일갈했다. 그는 만약 트럼프가 이 합의를 뒤엎는다면 “미국의 약속은 유효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내는 것”이라며 “트럼프는 반드시 유지해야만 하는 미국의 입장, 협상 신뢰라는 원칙 등을 다 뒤집고 있는 유별난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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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클린턴이 11일 이 인터뷰를 녹화한 후, 트럼프는 13일 ‘이란 핵 합의 불인증’ 입장을 발표했다.
‘이란 핵 합의’의 즉각 전면폐기라는 극단적 선택은 피했지만, 이란의 핵 합의 준수 여부에 대한 재인증 판단을 ‘불인증’ 의견으로 의회에 넘기며 의회에 공을 떠넘겼다. 영국 가디언은 “전문가들은 이런 트럼프의 결정이 오히려 워싱턴을 고립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2009~2013년) 국무장관을 지내며 외교적ㆍ평화적 해결책을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국무장관의 ‘전략적 인내’전략이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다며 이를 깎아내려 왔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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