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 만나 75년 같이 산 부부, 캘리포니아 산불로 함께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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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리피와 세라 리피 부부[AP=연합뉴스]

찰스 리피와 세라 리피 부부[AP=연합뉴스]

초등학교 시절 처음 만난 노부부가 캘리포니아 산불로 함께 세상을 떠났다.

 10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 등은 유명 와인 산지인 나파밸리를 덮친 산불로 찰스 리피(100)와 세라 리피(98) 부부가 자택이 전소된 후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아들 마이크가 불에 타 없어진 자택을 보고 있다.[AP=연합뉴스]

아들 마이크가 불에 타 없어진 자택을 보고 있다.[AP=연합뉴스]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 리피 부부는 자택 안에 머물다 순식간에 번진 불길을 피하지 못했다. 아들 마이크(71)는 “어머니는 5년 전부터 중풍을 앓아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방에 누워 지내셨다”며 “불이 났을 당시 아버지는 다른 방에서 주무시고 계셨던 것 같다. 어머니가 계신 방으로 가려다가 쓰러지신 채로 발견됐다”고 말했다.

 리피 부부는 위스콘신 주에서 초등학교를 함께 다니며 처음 인연을 맺었으며 지난해 결혼 75주년 기념일을 맞았다.

 캘리포니아 역사상 최악의 산불 중 하나로 기록될 이번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17명이다. 노부부를 제외한 다른 사망자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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