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수사진 바꿔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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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승(梁吉承)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 대한 '몰래 카메라'촬영 사건 수사가 검찰과 검사였던 피의자 측의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지검 특별전담팀 沈모 검사가 최근 검찰 내부통신망에 김도훈(金度勳.37.구속) 전 검사를 비난하는 글을 올린 것과 관련, 金전검사가 검찰출두 거부 의사를 밝히고 수사진 교체를 요구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金전검사의 변호인인 오성균 변호사는 27일 "기소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사실일 수도 있는 내용을 수사 검사가 공개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金전검사는 자신의 자질과 인격을 모독하는 내용에 몹시 황당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吳변호사는 "金전검사는 '며칠 전까지 검사였기 때문에 수사에 적극 협조했고, 말도 되지 않는 대질신문까지 응했는데 더 이상 현재의 수사팀에게서 수사받을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수사팀은 "내부 논의를 거친 뒤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지만 당분간 수사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몰카'사건은 이날 현재까지 관련자 사이의 진술이 엇갈리고, 검찰이 비디오테이프 원본 등 증거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金전검사는 "채증은 부탁했지만 몰카 촬영을 지시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몰카 촬영과 배포 방법 등을 金전검사가 일일이 지시했다"는 洪모(43.구속)씨의 진술과 큰 차이가 있다. 金전검사는 자신에게 향응 정보를 제공한 朴모(45.여.구속)씨로부터 2천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수사팀은 金전검사의 집까지 압수수색했으나 결정적인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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