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1%대로 빌려 20%대로 대출…예대마진 수익 1100억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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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만 연 10%대 중반에서 20%를 요구하는 카드사들, 이들은 연 1%대의 저금리로 돈을 조달해 예대마진만 20%포인트를 남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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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받은 자료와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올해 상반기 총 23조9915억원 빌려왔다. 신한카드는 22조 660억원은 1% 초과∼2% 이하 금리로, 1조9255억원은 2% 초과∼3% 이하 금리로 마련했다.

대부분을 1%대의 저금리로 빌려온 신한 카드는 고객에게 현금서비스로 돈을 빌려줄 때는 평균 20.2%를, 카드론으로 돈을 빌려줄 때는 평균 14.4%의 금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 뿐 아니라 다른 카드사들도 마찬가지다. KB국민카드는 13조 1884억원을 1% 초과∼2% 이하 금리로, 1조 8484억원을 2% 초과∼3% 이하 금리로 돈을 마련한 뒤 현금서비스는 19.4%(여신금융협회 기준)로, 카드론은 14.5%의 이자로 대출해줬다.

삼성카드는 17조 5200억원을 1% 초과∼2% 이하로, 6조 3805억원을 2% 초과∼3% 이하로 빌려와 고객에게 현금서비스는 20.8%, 카드론은 15.4%에 빌려줬다. 하나카드는 4조 1600억원을 1% 초과∼2% 이하로, 1조5500억원을 2% 초과∼3% 이하로 빌렸고 현금서비스는 21.1%, 카드론은 14.0%에 대출했다.

현대카드는 6516억원을 1% 초과∼2% 이하로, 1조1400억원을 2% 초과∼3% 이하로 조달했으며 고객에 대한 현금서비스는 20.6%, 카드론은 14.6%에 대출했다.

우리카드의 경우 4조 6389억원을 1% 초과∼2% 이하로, 6750억원을 2% 초과∼3% 이하로, 150억원은 4% 초과∼5% 이하로 빌려왔다. 다른 카드사에 비해 높은 금리로 빌려오긴 했지만 4%대의 돈을 빌려와 현금서비스는 20.9%, 카드론은 13.8%로 고객에게 빌려줬다.

하나카드는 4조 1600억원을 1% 초과∼2% 이하로, 1조5500억원을 2% 초과∼3% 이하로 빌렸고 현금서비스는 21.1%, 카드론은 14.0%에 대출했다.

이 밖에 롯데카드는 3조8천828억원은 1% 초과∼2% 이하로, 1조600억원은 2% 초과∼3% 이하로 빌렸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금리는 각각 18.9%, 13.2%였다.

이들 카드사들은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조달금리가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대출금리는 이전 수준을 유지하면서 이자마진율을 키웠다. 조달비용 대비 대출 이자 수익이 커진 것이다.

실제 카드사들이 올해 상반기에 낸 이자비용은 2년 전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 7개 카드사가 낸 이자비용은 4562억원이었지만 올해 상반기는 3920억원으로 14.1% 줄었다. 반면 수익은 늘었다. 같은 기간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수익의 합은 1조 92억원에서 1조1173억원으로 10.7% 늘어났다.

카드사들은 저금리가 계속됨에도 불구하고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의 높은 금리를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고객들의 연체율이 높아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카드사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연체율은 2% 내외에 불과했다.

제 의원은 "법정 대출금리를 20%까지 낮추기로 한 상황에서 카드사가 지금처럼 이자마진을 많이 남기는 식의 장사를 한다면 대부업체보다 더한 고금리 창구로 변질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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