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는 현재 축제의 물결이다. 물과 불, 황홀한 빛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남강 유등축제(10.1~15일)와 개천예술제(10.3~10일), 코리아 드라마 페스티벌(10.1~15일), 진주 실크 박람회(10.2~10일), 전국 전통 소싸움 대회(10.5~10일), 진주 공예인 축제 한마당(10.1~8일)이 줄줄이 열린다. 이미 많은 관광객이 찾으면서 곳곳에서 교통 혼잡이 일어나는 등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10월 1~15일 진주 유등축제 개최…7만여개 등 장관 #개천예술제,코리아 드라마 페스티벌, 실크박람회도 개최 #첨단 3D 영상 비추는 ‘미디어 파사드’도 처음 선보여 #지난해보다 입장권 예매율 4배 늘어…‘대박’ 예감 #진주시 , “지난해 55만 명 보다 더 많은 관광객 찾을 듯” #
지난 1일 개막한 유등축제는 진주성과 남강에서 펼쳐지고 있다. 유등 축제는 네이버·다음 같은 포털사이트 검색순위 1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 보고 싶은 대한민국 1위 축제라 할 만한 행사다. 개인이 사서 다는 소망등 4만여 개 등 총 7만여 개의 등이 남강과 진주성 일대를 밤마다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등 7만개는 1593년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전투에서 7만명의 병사와 주민이 순국한 것을 상징하는 숫자다.
올해 축제는 추석 맞춤형으로 개최되는 것이 특징. 지난달 26일 낮 진주성을 찾았을 때 추석, 설날, 단오, 화전놀이 같은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와 풍습을 형상화한 등(燈) 작품이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조선기생 등, 한국의 풍습 등,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동계올림픽 등도 설치돼 있었다. 지난해 처음 시도한 진주성 전투 모습도 다시 재현해 놓았다. 성곽을 따라 성을 지키는 병사의 재미있는 표정과 모습이 이채로웠다. 이들 모두 밤마다 색색의 불을 밝히고 있다. 진주시민 황모(56·자영업)씨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번은 보아야 할 축제가 아니냐”며 활짝 웃었다.
최첨단 콘텐츠 영상도 선보이고 있다. 남강과 진주성 촉석루를 배경으로 3차원(3D) 입체영상이 펼쳐지는 ‘미디어 파사드’다. 미디어 파사드는 미디어와 파사드를 결합한 용어로 건물 외벽 등을 대형 스크린으로 삼는 빛의 예술을 말한다. 축제 기간 매일 오후 8시 30분, 오후 10시 하루 2차례 10여분간 상영된다. 영상은 혼돈과 신의 선물인 남강, 진주의 아름다운 사계절과 진주성 전투, 희망과 빛의 진주를 표현한 3개 주제로 구성돼 있다. 행사를 주관하는 진주 문화예술재단 석장호 사무국장은 “전통적인 유등과 현대적인 빛이 조화된 환상적 축제를 연출한다”고 말했다.
남강에는 105세트 250개의 대형 등이 불을 밝히고 있다. 8개 구역으로 나눠 명화, 명작동화, 세계 풍물, 이솝우화, 한국의 미(美), 세계의 불가사의, 진주의 혼 등을 주제로 한 유등이다. 저마다의 형상과 크기, 색깔을 자랑한다. 진주교·천수교 등 남강을 가로지르는 2개의 교량에는 빛 테마 길이 조성돼 있다. 진주교·천수교 사이의 다리(부교)를 오가면서 유등을 가까이에서 감상하면 제격이다.
축제 유래를 복원한 ‘하늘 위 풍등’, 진주의 발전을 기원하는 4령(靈, 용·봉황·거북·기린), 유등 축제의 세계진출을 형상화한 30m 높이의 에펠탑 등이 올해 남강과 육상에서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촉석루 맞은 편 둔치 등에선 수상 불꽃놀이(3·10일 오후 8시), 남가람 어울마당 공연, 진주 음식 큰잔치, 농·특산물 판매, 세계풍물거리 운영 같은 행사가 펼쳐진다. 소망등 달기, 유등 만들어 띄우기, 유람선 타기, 유물 탁본 만들기, 사랑 고백 이벤트 같은 다양한 체험행사도 마련돼 있다.
유료화 3년째인 올해 유등축제는 ‘대박’이 예상된다. 지난 8월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온라인 판매실적이 2만1000여 명(1억5700만원)으로 지난해 전체의 2만3000여명(1억8500만원)에 육박하고 있어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배를 넘는 온라인 판매 실적이다. 축제기간이 추석 연휴와 겹쳐 오프라인 판매도 순조롭다.
연도별 유등축제 입장객은 2015년 40만 명(유료 25만 명 포함), 2016년 55만 명(유료 30만 명 포함)이었다. 올해는 더 많은 관광객이 입장할 전망이다. 장경용 진주시 축제팀장은 “올해는 지난해의 관람객 수를 무난히 넘길 것 같다”고 자신했다.
입장권 가격은 사전에 구입할 경우 20% 할인된 성인 8000원(현장 판매가 1만원), 초·중·고생 4000원(현장 5000원)이다. 추석 연휴나 공휴일 관계없이 진주시민은 주중(월~목요일)에 무료이며, 주말(금~일요일)에는 유료로 입장해야 한다. 경남도민과 진주시 인근의 순천·여수·광양·보성·고흥 주민은 주중 50%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65세 이상 어르신과 군인, 장애인은 50% 할인된다. 네이버·옥션·지마켓 같은 인터넷 사이트 7곳이나 축제장 매표소에서 티켓을 판매한다.
유등 축제를 알차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주중에 무료 또는 할인혜택을 받으려면 주민등록증 같은 신분증을 꼭 지참애햐한다. 축제장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주차·교통 걱정을 덜 수 있다. 자가용을 이용하더라도 곳곳에 마련된 축제장 인근의 임시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게 좋다. 유등 축제 앱(App)을 다운 받으면 임시주차장과 셔틀버스 정류소 위치, 축제 프로그램, 음식·숙박업소 등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다.
진주시 축제팀 관계자는 “주중에 유등 축제를 관람하고 주말에는 무료인 개천예술제·드라마 페스티벌 같은 다른 축제를 관람하는 게 진주 축제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진주=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