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소상공인 피해도 파악할 것"…대한상의 '김영란법 보고서' 발간 연기

중앙일보

입력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의 시행 1년을 맞아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26일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발간 직전, 추석 이후로 미뤄졌다. 보고서의 갑작스런 발간 연기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보완 지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42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한 박용만 회장. [중앙포토]

제42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한 박용만 회장. [중앙포토]

한 재계 관계자는 "대한상의가 지난 26일 청탁금지법 시행 1년에 대한 기업 인식 조사 보고서를 낼 예정이었으나 추석 이후로 늦추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박 회장은 보고서 초안을 보고받은 자리에서 "김영란법으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은 소상공인들인데, 이에 대한 내용이 없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발간이 지연되더라도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실태 파악 등을 보완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말부터 열흘 가량의 긴 추석연휴가 시작돼 '법 시행 1주년 맞이 보고서'라는 시의성은 떨어지지만 박 회장의 지시로 대한상의는 최근 소상공인 회원사 등을 토대로 설문조사에 나선 상태다.

박 회장의 이같은 지시 배경엔 최근 그가 강조하고 있는 '편중 해소론'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임과 동시에 전국 17만 상공인을 대변하는 대한상의 회장을 맡으면서 중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적극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지난 7월, 제42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도 최근 경기회복세가 10대 그룹 위주라며 "회복의 온기가 경제 전체에 잘 퍼져야 하는데, 그러려면 편중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