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에게 '코스모스' 전한 딸의 추억, 언론사들이 망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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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C브라더 영상 캡처]

[사진 연합뉴스, C브라더 영상 캡처]

최근 뉴욕 한인타운을 방문해 교민들과 인사를 나눈 김정숙 여사가 한 꼬마 아이에게 코스모스 꽃을 선물로 받은 일화가 화제였다. 김정숙 여사는 제72회 유엔총회에 참석, 기조연설이 예정돼 있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뉴욕에 방문해 20일(현지 시간) 뉴욕한인봉사센터(KCS) 한인경로회관을 방문하는 등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한인타운 방문 당시 한 아이가 환영 인파에 둘러 싸여 있는 김 여사에게 다가와 코스모스를 건넸다. 김 여사가 뒤돌아서 꽃을 받은 뒤 아이를 껴안으며 "고맙다"고 말하는 모습 역시 사진과 영상으로 남겨졌다. 일부 언론사에서는 해당 영상에 자막을 입혔고, 영상에서 아이는 "고맙다"고 말하는 김 여사에게 반말로 대답하는 듯 "응"이라는 자막이 입혀졌다. 이어 "김정숙 여사가 아이의 '반말'에 보인 반응", "한국어 서툰 교민 어린이, 김정숙 여사에게 쿨한 대답" 등의 기사가 여러 곳에서 나왔다.

[사진 KTV 캡처]

[사진 KTV 캡처]

이에 대해 해당 아이의 엄마라고 주장하는 여성 A씨가 22일 인터넷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A씨는 "저희에게, 제 딸에게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될 순간을 언론사와 기자들이 망쳐놨다"며 자신의 딸은 '고마워'라는 여사님의 말에 '응'이라고 대답하지 않고 '천만에요'라고 대답했는데 언론사들이 사실 확인 없이 왜곡 보도했다며 분노했다.

A씨는 "수요일(20일) 오전 여사님과 지지자 분들이 인사를 나누는 동안 제 딸이 길에 있던 코스모스를 꺾어 전해드리고 이 장면이 많은 분들에게 영상으로 촬영됐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현장은 시끄러웠고 A씨의 딸은 "천만에요"라고 대답했지만 이 말과 "응"이라는 말과 함께 영상에 녹음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당사자인 딸도 '천만에요'라고 대답했다고 말했고 현장에 있던 분들 역시 이를 들었다"며 "그분들에게도 영상이 있다"고도 말했다.

A씨는 기사를 쓴 언론사와 영상에 자막을 입힌 언론사 전화해 상황 설명을 했고,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미국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도 전했다. 전화 이후 언론사들은 기사와 영상을 삭제했다고 A씨는 실제 대부분의 기사와 관련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A씨는 "그날 아침 아이가 코스모스 꽃을 전해드리고 저녁에 김정숙 여사를 다시 만났는데 김 여사가 아이의 양 볼을 손으로 감싸쥐며 '코스모스처럼 예쁘게 자라라'라고 말해줬다"며 "이렇게 아름다운 추억을 언론사들은 무엇을 얻으려고 그런걸까"라고 말했다.

A씨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해당 글은 공감을 얻으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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