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로 '교통 지옥' 돼버린 뉴욕…文 대통령 걸어서 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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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하탄은 교통 지옥으로 악명이 높다. 그런 뉴욕에 제72차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190여개국에서 정상급 인사들을 포함한 대표단들이 몰리면서 맨하탄은 교통 마비 상태에 빠졌다.

문 대통령, 뉴욕 교통체증에 3블럭 도보로 이동 #도보 이동 중 환호하는 교민들과 악수 나누기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각국 정상도 도보 이동

한국 기자단도 18일(현지시간) 오후 4시 45분 JFK공항에 내렸으나, 중심가 체증으로 프레스센터가 있는 타임스퀘어에 오후 6시 40분께 도착했다. 평소에는 한 시간 안팎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청와대 관계자는 “교통 상황 때문에 각국 정상들도 도보로 이동해야 할 형편”이라고 걱정했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이 '주차장'으로 변해버린 뉴욕 시내를 도보로 이동해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뉴욕의 교통체증 때문에 3블록을 도보로 이동했다. [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뉴욕의 교통체증 때문에 3블록을 도보로 이동했다. [청와대 페이스북]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20분 첫 일정으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접견했다. 경호 차량의 에스코트를 받았음에도 교통 체증에 발이 묶이면서 구테흐스 총장과의 면담은 18분 지연됐다.

다음 일정은 동포 간담회였으나 시간을 맞추지 못하자 차량에서 내려 세 블록을 걸어 이동했다. 도보로 이동하는 동안 문 대통령은 근접 경호하고 있는 경호관을 잠시 뒤에 서게 한 뒤 환영나온 교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인터컨티넨탈 바클레이 호텔 앞에서는 경호를 위해 세워놓은 철재 울타리 너머로 손을 뻗어 교민과 웃으며 악수하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청와대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120여개국 정상들이 모인 뉴욕의 교통체증으로 인해 세 블록을 걸어서 이동했다. 수행원들 역시 뉴욕 거리를 정신없이 뛰어다닌 오후였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 뿐만이 아니다.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유엔본부에서 일정을 마친 뒤 차량 이동을 포기하고 걸어서 이동했다.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의 교통체증이 극심해졌다. 타임스퀘어 일대에 관관객들이 몰려 있다. 뉴욕=강태화 기자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의 교통체증이 극심해졌다. 타임스퀘어 일대에 관관객들이 몰려 있다. 뉴욕=강태화 기자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의 교통체증이 극심해졌다. 타임스퀘어 일대에 관관객들이 몰려 있다. 뉴욕=강태화 기자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의 교통체증이 극심해졌다. 타임스퀘어 일대에 관관객들이 몰려 있다. 뉴욕=강태화 기자

문 대통령은 뉴욕 방문 첫날의 마지막 일정으로 참석한 동포 간담회에선 300여명의 참석자들로부터 환대를 받았다. 문 대통령이 평창겨울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해 참석자들과 함께 “하나된 열정, 2018 평창 파이팅!”을 외치자 일부 참석자들은 “사랑해요, 문재인”이라고 외치며 환호했다.

참석자 중 미국 웨스트포인트(West Point Military Academy, 육균사관학교)에 다니고 있는 한국인 생도 장병우씨가 “리더십에 대한 조언을 해주실 수 있느냐”고 질문을 하자 문 대통령은 “제가 근무했던 특전사, 한국의 공수부대의 구호가 ‘안 되면 되게 하라’, 아마 영어로 하면 ‘Nothing is impossible(불가능은 없다)’ 정도 되겠다”고 한 뒤 “사실은 이게 별로 민주적인 것은 아니다. 그런데 군인으로서는 가져야 할 자세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이어 “군인이 이런 자세를 가져줄 때 안보를 군인에게 맡긴 국민도 일상에서 자유롭고 민주적으로 살 수 있다”고 했다. 그러고는 “미국의 안보뿐만 아니라 한국의 안보도 생각해주고 한·미 동맹 관계에서 든든한 접착제가 되기 바란다”는 당부도 했다.

뉴욕=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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