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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터뷰] 全재판관에게 이런 면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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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헌법재판소 사상 첫 여성재판관으로 탄생한 전효숙 재판관과의 인터뷰는 매리어트 호텔 비즈니스 센터에서 있었다.

全재판관의 '사람 냄새'가 맡고 싶어 서울 개포동 자택에서 만날 것을 은근히 기대했지만 "집은 정리가 잘 안돼서…"라는 말로 퇴짜를 맞았다. 1남1녀의 자녀에 대한 질문에도 "특이한 엄마를 둬서 힘들다"며 "아이들 얘기는 묵비권을 행사하겠다"고 말문을 닫았다.

대법관 파동 와중에 최종영 대법원장으로부터 헌재재판관으로 지명받은 그는 사법시험 17회로 노무현 대통령과 동기. 사법시험 10회-11회인 헌법재판관은 물론, 사법시험 4회 선배로 늘 법원에서 '여성 최초'를 장식하던 이영애 부장판사도 앞질렀다.

여성 법조인 제1호인 이태영 변호사가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하던 1969년 '전국 여고 수석졸업생 유치 작전'을 펼쳐 순천여고 수석졸업생인 그를 이화여대로 스카우트했다.

그는 이대 사상 최초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기대에 부응했다. 이런 인연 때문인지 지난 5월 이화여대동창회 행사에서 법학과 후원이사로 각과 대표들과 한복행진에도 참여하기도 했다.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몸무게의 변화가 없을 정도로 마른 체격에 선이 가늘고 곱다. 언제나 오전 6시에 일어나 밤 12시에 잠을 자는 모범생적 생활태도를 견지한 까닭인 듯.

법관이 아니었다면 그가 하고 싶은 일은 기자나 인류에 공헌하는 과학자. 그러나 법관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감이 가득했다. 법관이 차갑다는 세평에 "내가 보는 동료들은 인간적이고 따뜻한 면이 많다.

정의감이 넘치고 항상 공부한다. 법관으로서 가장 보람있는 일은 이런 훌륭한 동료들이 옆에 있다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학창시절에는 탁구가 수준급이었다. 한때 부부가 테니스를 즐겼지만 '격렬해서'그만두었다. 기독교도였으나 남편을 따라 천주교로 개종했다. 베로니카가 세례명.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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