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커진 가상화폐 시장, 다음 수순은 ‘안전한 거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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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가상화폐 시장의 성장세가 무섭다. 전체 시가 총액은 180조원을 넘겼고 연일 역대 최대치의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다. 2010년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활용한 첫 실물거래가 이뤄진 지 7년 만에 코스닥 시장보다 거래 규모가 커졌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중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빗썸의 경우 지난 8월 19일 역대 최대치인 2조6000억원의 일일 거래액을 기록해 같은 날 코스닥 시장의 총 거래액(2조2000억원)을 뛰어넘었다.

빗썸 하루 거래액 코스닥 추월 #투자자 위한 법적 장치는 전무 #보안 수준 높이고 인력도 확충

시장 규모는 급속도로 커지고 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상당수 거래소가 보안 체계 미비로 해킹 시도와 보이스 피싱 등의 범죄에 노출된 경우가 많아서다. 또 가상화폐 시장을 둘러싼 법안 발의 의견만 산발적으로 제기될 뿐 정작 가상화폐 투자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법정 장치 또한 전무한 상태다.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각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내세운 전략은 안심 거래 시스템과 오프라인 상담 창구 마련이다. 국내 최대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은 지난 7월 서울 역삼동에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 고객센터를 열고 210명의 상담 인력을 배치했다. 1대1 고객 맞춤형 상담을 제공해 투자자들의 의문과 궁금증을 즉각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고객 응대 업무를 맡는 상담사 대부분은 보안 관련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으로 가상화폐 거래방법부터 운영현황은 물론 개인정보 유출이나 금융피해 발생 시 대처 방안에 대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늘어나 상담센터에선 영어·일본어·중국어 등 3개 국어에 대한 외국어 상담 서비스도 제공한다.

빗썸의 1대1 맞춤형 고객상담센터. [사진 빗썸]

빗썸의 1대1 맞춤형 고객상담센터. [사진 빗썸]

정보 유출과 해킹 등 각종 금융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보안체계도 전문화하는 추세다. 빗썸이 도입한 ‘365일 관제 시스템’과 ‘DDOS 공격 차단 클린존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정보보안 전문 기업과 함께 주기적으로 시스템의 취약점을 점검해 실시간으로 보안을 정비하고 사이버 공격에 대비한 24시간 감시 시스템도 구축했다. 최근엔 투자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고객보안팀을 꾸려 사고조사와 사고예방 활동을 하고 있다.

김대식 빗썸 대표는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만큼 거래소의 보안성을 최우선 과제로 여겨 고객 보안 시스템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시행하고 있다. 거래소가 나서 고객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자연스럽게 가상화폐 시장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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