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5대 공기업, 해외출장 갈 때 일반직원도 비즈니스석…명백한 규정 위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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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임원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의 경우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없는데도 이용한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중앙포토]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임원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의 경우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없는데도 이용한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중앙포토]

국내 에너지 공기업 5곳에서 임직원들의 해외 출장 예산을 규정과 달리 집행하고 이에 대한 관리ㆍ감독을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훈 의원, 해외 출장 예산 자료 공개 #“세금 낭비 없도록 여비세칙 강화해야… # 어기면 패널티 주는 방안 마련”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8일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발전 공기업 5개사에 요청해 받은 국내 발전사 부장급 이상 해외출장 현황’자료를 공개하며 규정을 무시한 해외출장 보고서를 부실 작성하는 사례를 공개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발전5사의 부장급 이상 해외 출장 건수는 전체 1230건(55억6746만원 규모)이었으며, 이 중 비즈니스석을 이용한 출장건수는 총 259건(17억725만원)으로 이는 전체 해외출장 건수 대비 약 21%에 달했다. 이 중에는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없는 1직급 이하 직원의 해외 출장 건수도 포함됐다. 이들의 출장은 102건(6억 5885만원)으로 259건 중 39%를 차지했다.

인사혁신처의 공무원 보수 등의 업무지침 상 공무원 여비 업무 처리기준에 따르면 이에 해당하는 공기업 임직원은 사장ㆍ감사ㆍ상임이사까지다. 임원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은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없다.

발전사별로는 남부발전(45건), 남동발전(29건), 서부발전(25건), 중부발전(2건), 동서발전(1건) 순으로 규정을 위반한 해외 출장 건수가 많았다. 특히 남부발전(19건)과 동서발전(1건), 남동발전(1건)은 2직급인 부장과 팀장에게도 비즈니스석을 제공했다.

김 의원은 “물론 정해진 법과 규정에 따라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는 임원이 이용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임원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의 경우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없는 데도 이용한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해외 출장 후 후속보고서가 부실한 경우도 많았다. 자료에 따르면 보고서가 전무하거나 5장 이내인 해외출장 건은 전체 해외출장 1230건 중 129건이었다. 해외출장 10건 중 1건이 부실보고서를 낸 셈이다.

김 의원은 “국내 최대 에너지공기업인 발전5사가 정해진 예산집행 지침을 지키지 않은 채 일반직원에게 조차 해외출장 시 비즈니스석을 제공하고 체제비 항목을 구분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고 밝혔다.

또 김 의원은 임직원의 부적절한 해외 출장을 관리ㆍ감독해야 할 감사실 임직원들의 기강마저도 해이해졌다고 지적하며 “발전5사는 국민의 소중한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내부 여비세칙 등을 강화하여 개정하는 한편, 해외 출장결과보고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어길시 패널티를 주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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