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북핵 해결 위해 어떤 대화도 피하지 않을 것…하지만 지금은 아냐”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이 1박 2일 동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6일 오전 출국한다. 미국ㆍ독일에 이은 세 번째 출국이자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빠른 러시아 방문이다.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된 만큼 문 대통령은 50여 개국, 4000여명이 참석하는 이번 행사에서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구할 예정이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과 각각 정상회담을 하고 대북 제재 문제에 최대한 협조를 이끌어내겠다는 게 청와대의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을 통해서는 ‘신(新) 북방정책’을 제시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지난 7월 7일 독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지난 7월 7일 독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출국에 앞서 5일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선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나는 어떠한 차원의 대화도 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북한의 위험천만한 도발에 대해서 강력하게 규탄하고 압박해야 할 때이지 대화를 말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북핵 문제가 외교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원칙에 대해서 합의했다”면서도 “이러한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이 핵·미사일 추가 도발을 중단해야 하며,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더욱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해야 한다”고 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ㆍ미 미사일 지침의 탄두 중량 제한을 해제하기로 합의한 걸 거론하면서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을 응징하기 위해 압도적인 국방력을 갖추도록 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북한이 도발을 계속하고 이러한 도발이 있을 때마다 강력히 규탄하고 압박을 강화하는 악순환을 벗어나 북핵 문제를 근원적이고 포괄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평화적 해결’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 7월 발표한 ‘베를린 구상’을 거론한 뒤 “한반도 문제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오직 평화다. 두 번 다시 한반도에서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도발을 멈추지 않는 걸 언급하면서는 “답답하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 정부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실현을 위한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갈 것”고 했다. 그러면서 “내 임기 동안에 (통일 한국이 되는) 그러한 시대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기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ㆍ러 협력과 관련해선 ▶북극항로 개발 ▶부산~러시아~유럽을 잇는 철도 연결 ▶남ㆍ북ㆍ러 가스관 연결 등을 예로 들며 “두 나라는 훨씬 더 웅장한 꿈을 꾸어야 한다. 세계 경제 지도를 바꾸는 일에 함께 도전해야 한다”고 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