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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이정택의 당신도 CEO(8) 잇단 장사 실패로 틀어졌던 부부, 합심해 대박 터트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은광일(36) 씨 부부가 세 번째로 창업한 가게는 거의 폐업 상태였다. 사람의 온기가 사라진 가게는 음산했다. 3년 전 세계 맥주 브랜드를 취급하는 가게로 생애 첫 장사를 시작했다. 큰 손실을 안고 문을 닫은 후 치킨집으로 두 번째 장사에 도전했다. 메르스 사태 여파로 6개월 만에 문 닫았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안검연축이라는 이름도 생소한 병이 생겼다. 눈 근육이 의지와 상관없이 떨리는 증상의 병이다. 아직 치료방법이 없다. 갈수록 증상은 악화되고 있다.

3전4기 끝에 창업한 감자탕집 연일 만원 사례 #부부 관계 회복 위한 '부부 케어' 프로그램도 진행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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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가게에 들인 빚만 1억4000만~1억5000만 원 정도 된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고 인테리어에 큰돈 들여 가게를 오픈했다. 그러다 보니 매달 갚아야 할 빚이 700만~800만원에 육박했다. 대출금 상환이 연체되자 집이 압류돼 경매로 넘어간 상황이다. 현재 남은 부채는 2억3000만 원.

10개월 동안 적자가 계속되는 가운에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아내까지 가게 일손을 돕고 있다. 육회와 해산물이 주메뉴다. 상하기 쉬운 재료라 손님이 뜸해지면 재료비를 건지기 어려웠다. 해산물은 당시 인기 안주 메뉴였고, 육회는 은씨가 좋아하는 지극히 개인 취향을 존중한 메뉴였다. 비싼 안주를 세트로 싸게 팔면 될 거라는 생각이었다. 머리로는 누구나 프로 장사꾼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후 5시부터 새벽 2시까지 8살, 11개월 된 두 아들이 가게에서 밤을 보낸다. 위험한 칼들이 지척에 있어 둘째 시완이에겐 아찔한 순간의 연속이다. 둘째가 주방에 나온 건 생후 64일 이후부터였다. 주방에서 지내며 병원 행만 두 차례. 장사는 해야 하고, 아이는 아파 울고, 응급실은 가야 하고…. 그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머리카락이 곤두선다. 억대 부채, 경매 위기, 적자의 삼중고를 겪고 있는 은씨네는 아이들의 안전마저 위협받았다.

부부 관계도 나빠져  

이런 저런 악재가 겹치면서 부부 관계도 나빠지기 시작했다. 은씨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대화는 단절되고 냉랭한 분위기였다고 털어놓았다. 경매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딱히 해결 방안이 있을 수 없었다. 아내는 걱정했지만 속 시원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자연 짜증만 늘어갔다. 아내는 남편의 태도에 서운해 했다. 대화는 더욱 단절됐다.

‘나도사장님’은 은씨의 사연을 접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되짚어봤다. 결국 은씨네의 부부관계를 복원하는 한편 새 희망의 둥지를 만드는 일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은씨의 3전3패 원인은 유행만 따른 무리한 업종 변경과 인건비를 왕창 잡아먹는 대규모 매장, 월 400만원에 가까운 월세 부담을 들 수 있다. 먼저 인구밀도가 높은 상권으로 이동하고, 매장 규모를 줄여 월세 부담을 200만 원 대로 낮춰야 한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매칭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나도사장님’이 추천하는 새로운 상권은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이다. 이곳은 태평·모란역과 시장을 오가는 유동인구와 지역주민을 모두 흡수하는 복합형 상권이다. 특히 오후 4시 이후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반경 1km 내 2만여 세대가 밀집해 있다. 가게 근처에는 성남 중앙시장이란 전통시장이 있다. 인구밀집 지역에서 승산 있는 24시간 매장을 고려했다. 이 상권에서 40대 이상 손님들이 좋아하는 스테디셀러 메뉴를 선택하면 승부를 걸어볼만 하다고 판단했다.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달팽이와 8가지 한약재가 들어가 남성 고객을 사로잡을 감자탕 전문 ‘남다른 감자탕’을 선택했다. 치즈·당면·통뼈로 여성고객을 사로잡을 뼈찜 메뉴까지 갖춰 경쟁력이 있었다.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되는 일주일 동안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부부는 구슬땀을 흘리며 대구 본사에서 ‘점주체험’교육을 받았다. 사소한 차이로 맛이 결정되는 감자탕 조리에 관한 어떤 정보도 놓치지 않으려고 부부는 안간힘을 썼다. 감자탕 레시피의 A to Z를 익히면 손맛이 없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카페 처럼 쾌적한 감자탕 가게로의 변신이 시작되었다. 낮은 천장과 높은 바닥으로 인해 답답하고 좁아 보였던 내부와 미흡한 방수시설로 누수 위험까지 있던 공간을 뜯어 고치는 작업이 진행됐다. 아래층의 누수 피해가 우려됐던 주방 바닥을 15cm 높였고 이중 방수 처리했다. 물 샐 틈 없는 완벽 방수처리로 실용과 안전이 돋보이는 주방으로 바뀌었다.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주방에서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사람들을 위해 중·대형 인덕션을 설치했다. 불을 많이 쓰는 주방은 찜질방이 되다시피 하기 때문에 인덕션은 필수 장비다. 홀은 오픈형 천장과 입식 테이블로 공간확장 효과를 냈다. 맛과 안전을 생각해 테이블마다 인덕션을 설치했다. 블라인드를 활용해 단체 손님을 위한 공간까지 만드는 체인지업으로 카페와 같이 쾌적한 세련미와 감성을 풍기는 홀이 탄생했다.

나도 사장님은 이 부부의 관계를 복원시키기 위해 ‘부부 케어’라는 특별 솔루션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부부는 여기서 그간의 연이은 사업 실패로 입었던 서로의 상처를 풀어놨다. 고통의 날을 보내면서 쌓인 상처가 생각보다 깊었다. 부부는 서로에게 힘이 되는 것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꼬인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갔다.

오픈 당일, ‘나도 사장님’ 역대급 매출

은씨의 가게는 ‘나도CEO’ 역대급 지원이 이뤄졌다. 체인지업 무료지원 금액은 총 1억3520만원. 부부가 사활을 걸고 매진했던 메뉴교육을 통해 반복해 외우고 연습했던 요리들을 선보일 오픈하는 날. 저녁 2시간 동안 목표매출은 30만원으로 잡았다. 주변이 주거 밀집 지역이지만 휴가철이라 홍보가 잘 됐을지 미지수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런데 오픈 3일 전부터 부부가 전단지를 돌렸던 노력 덕분인지 손님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었다. 오픈 하자마다 끝없이 밀려오는 손님 행렬. 이런 광경은 나도CEO 사상 처음 이었다. 초스피드로 만석이 됐다.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남다른 감자탕’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메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오픈 첫날부터 대박 행진으로 가게는 손님들의 온기로 가득했다. 은씨는 밀려드는 주문을 실수 한번 없이 완벽하게 처리했다. 폭염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30분 넘게 손님들은 가게 바깥에서 대기했다.

은씨 부부가 저녁 2시간 동안 올린 매출은 80만 6500 원이었다. 역대급 매출이었다. 목표의 2배가 넘는 매출을 달성했다. 오픈 이후 6일간 매출 총 1449만1000원, 하루 평균 약 24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가족과 더 이상 헤어지지 않기 위해 이들은 하루 20시간씩 일하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

장사가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기대이익만 생각하고 기대손실을 따지지 않기 때문이다. ‘핫한 업종으로 바꾸면 대박 날거야’‘대박나면 빚도 갚을 수 있을 거야’…. 초보사장의 실수에는 기대이익만 있다. 기대손실에 관한 고려가 없다. 상황이 명확하지 않으면 일단 한발 물러서서 살펴야 하는데도 대개는 상황 속으로 빠져든다. 그러면 상황이 보이지 않는다. 명심해야 하는 것은 중요한 결정에 앞서 기대이익과 기대손실을 동시에 계산하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정택 나도사장님 대표 jason.lee@imceo.kr

[제작 현예슬]

[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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