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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2년 연속 환경대상 수상 … 안산시, 환경문화 생태도시 탈바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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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숲의도시' 선포한 안산시 

도심 공원, 옥상 쉼터 등 조성하며 #1인당 도시 숲 면적 9㎡ 초과 달성 #"시화호 수질악화 극복해 도시재생 #도시 숲이 폭염·미세먼지 막을 것"

안산시는 2015년 ‘2030 숲의 도시 안산’이라는 비전을 선포하고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다. 그 결과 ‘2017 대한민국 환경대상’에서 ‘도시 숲 부문’ 대상을 받는 등 친환경 생태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노적봉공원 상공에서 드론 촬영한 안산시의 도시 숲. [사진 안산시]

안산시는 2015년 ‘2030 숲의 도시 안산’이라는 비전을 선포하고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다. 그 결과 ‘2017 대한민국 환경대상’에서 ‘도시 숲 부문’ 대상을 받는 등 친환경 생태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노적봉공원 상공에서 드론 촬영한 안산시의 도시 숲. [사진 안산시]

폭염이 계속되며 ‘도시 숲’의 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를 반영하듯 ‘숲테크’(forest technology)라는 말도 생겨났다. 재테크(financial technology)의 개념처럼 숲(forest)을 잘 운용함으로써 도시의 자산과 가치를 높이는 것을 말한다. ‘도시 숲’을 조성하고 유지·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로 사용하는 개념이지만, 요즘은 주택을 매입할 때도 고려하는 사항 중 하나로 숲이 부각되면서 생활 속 언어로도 쓰인다. 또 기존 역세권 주택이 높은 대우를 받는 것처럼 ‘숲세권’이라는 용어도 비슷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주변에 숲이 있으면 생활하기에 좋을 것’이라는 막연했던 추측이 전문기관이 제시하는 구체적 수치로 증명되기도 했다. 최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도시 숲을 ‘폭염을 막는 천연 에어컨’이라고 평가하며 관련 데이터를 공개했다. 실제 도시 숲의 온도 저감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산림청이 교통섬 나무 그늘과 가로수 거리에서 체온 변화를 측정한 결과, 교통섬은 평균 4.5도, 가로수는 2.3∼2.7도 표면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나무 한 그루가 연간 35.7g의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효과가 있다는 조사도 발표됐다.

이렇듯 도시 숲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안산의 도시 숲’이 ‘대한민국 최고’라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달 서울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된 ‘2017 대한민국 환경대상’(이하 환경대상) 시상식에서 안산시가 ‘도시 숲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대상에 이은 2년 연속 수상으로 안산시가 숲과 생태가 살아 숨 쉬는 친환경 생태도시로 자리매김됐다는 의미를 가진다.

제종길 안산시장(맨 앞)이 시민들과 성태산 숲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안산시]

제종길 안산시장(맨 앞)이 시민들과 성태산 숲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안산시]

안산시는 2015년 ‘2030 숲의 도시 안산’이라는 비전을 선포하며 ‘도시 숲’ 조성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선점한 바 있으며, 이의 실천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시행하고 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에서 권고하는 1인당 도시 숲 면적 초과 달성을 목표로 지난 3년 동안 쌈지공원 조성, 건물옥상 녹색쉼터, 학교 명상 숲, 야생화 꽃동산, 삼림욕장 조성 등을 추진한 결과 권고 면적인 9㎡를 초과하는 성과를 이뤄냈다(2016년 말 기준 9.02㎡). 또 도시 숲의 가치를 공유하기 위한 시민 체험형 프로그램 확대, 1사(社) 1공원 가꾸기, 수인선 철도 상부 공간 공원 조성, 인공 생태습지 조성·체험, 자연생태 및 하천 복원사업 추진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도시 숲’을 위한 안산시의 노력은 실질적 효과로 돌아왔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계속됐던 폭염특보 발생 일수가 경기도 31개 시·군 중 안산시가 제일 적었다. 1994년 이후 최대 더위로 기록된 지난해에도 경기도 내 다른 도시들은 50일에 육박하는 폭염특보를 참아내야 했지만 안산시는 20일대에 불과했다. 특히 민선6기 출범 전인 2014년까지만 해도 10위권 밖에 있던 안산시가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제종길(사진) 시장의 ‘도시 숲’ 조성에 대한 신념이 이뤄낸 성과라는 평가다.

이번 수상에 대해 제종길 안산시장은 “우리나라 환경 분야 시상에서 가장 권위가 높은 환경대상을 2년 연속 수상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환경오염 도시라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사람과 숲과 생태가 함께 살아 숨 쉬는 세계적인 환경문화 생태도시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 시장은 “예로부터 살기 좋은 고장이었던 안산은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도시로 산업화를 이끄는 과정에서 시화호의 수질 악화와 악취 발생 등 아픈 역사가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생명이 살아 숨 쉬는 도시로 재생시킨 기적을 일군 저력이 있다”면서 “이제 안산 어느 곳을 가든지 꽃과 나무와 숲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우리가 가꾼 도시 숲은 천연 에어컨으로서 폭염을 막고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숲 관련 전문가들의 평가와 제안도 잇따르고 있다. 김경하 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장은 “잘 조성된 도시 숲은 심각해지는 도시 열섬 현상을 친환경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좋은 대책”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산림생태연구과의 박찬열 박사는 “도심과 외곽 도시 숲을 연결하는 가로수는 ‘바람길 숲’을 형성해 찬바람을 도심으로 공급할 수 있는 만큼 도시 열섬 완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승수 객원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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