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4월위기때 중국 특사 방북 거부...이번에도 힘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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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괌 미사일 발사 위협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중재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다. 중국이 대북 특사 파견 등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설득에 나서 긴장 수위를 낮춰 주기를 기대하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14일 중국의 특사 파견론과 관련해 "북한의 부정적인 자세로 인해 중국의 특사 파견이 쉽게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4월의 한반도 위기 당시에도 중국이 특사 파견을 타진했으나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사례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지난 4월 중국은 우다웨이(武大偉) 당시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서울과 평양에 차례로 파견해 한반도 긴장 완화 방안을 모색하려 했으나 북한에서 그의 방북을 거부해 서울만 방문한 전례가 있다. 외교 소식통이 거론한 사례가 우다웨이의 방북 타진을 말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이 소식통은 중국의 대북 특사 파견 가능성에 대해 "특사라는 것은 일방적으로 파견할 수 없다. 어떤 급의 관리가 갈 테니 받아들이겠느냐고 타진하고 상대방이 이를 수락해야 갈 수 있는 것"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4월 위기설'이 나올 때도 중국은 특사를 보내길 원했던 것 같은데 북한 측에서 안 받았다"면서 "특사라는 것은 갔을 때 메시지가 있어야 하며 상대편이 봤을 때 득이 돼야 특사로 오라고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북한에 솔깃한 제안을 한다면 북한이 중국 특사를 흔쾌히 받을 수 있겠지만 '핵 개발하지 마라', '긴장 고조하지 마라' 등 압력으로 비치는 말을 하러 온다면 받아들여 주겠는가"라면서 "비중 있는 인물이 간다면 북한이 받아줄 수도 있지만 지난 4월에 안 된 경험을 볼 때 예측이 어렵다"고 전했다.

최근 물러난 우다웨이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

최근 물러난 우다웨이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

한편 외교 소식통은 6자회담의 중국 측 수석대표 자리인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우다웨이(武大偉)에서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로 바뀌었지만, 중국의 대북 태도에 변화 기류가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다웨이의 은퇴는 예상됐던 것으로 쿵쉬안유 부장조리도 한반도 문제를 쭉 다뤄왔다"면서 쿵 부장조리의 한국 방문 가능성에 대해선 "통상적인 방문은 이뤄질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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