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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U대회] 시민 서포터스 축제 빛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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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4일 오후 3시 대구 남구 대명동의 영남이공대 체육관. 남자 배구 덴마크와 우크라이나전이 시작되자 양팀 서포터스간 응원전도 달아올랐다. 이날 우크라이나팀 서포터스는 휴일이어선지 등록인원 3백명을 훨씬 넘어 5백여명에 달했다. 김성민 우크라이나 서포터스 부회장은 "경기가 거듭되면서 회원과 선수들이 친해져 갈수록 참가인원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U대회를 계기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서포터스 문화가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지난해 월드컵대회때 처음 시작된 서포터스 활동이 부산아시안게임 등을 거치면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민간외교 활동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는 지난 5월부터 주민자치위, 각급 학교, 사회단체, 기업 등을 대상으로 U대회 시민 서포터스 구성에 나선 결과 모두 2만5천여명의 시민이 참가하는 1백72개 참가국 서포터스를 조직했다.

선수들의 입국에 앞서 주민자치센터 등에서 틈틈히 응원연습을 해 왔던 이들은 지난주 선수들이 잇따라 대구로 들어오면서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지난주 초 대구공항 입국장은 같은 색깔의 티셔츠를 맞춰 입은 시민 서포터스로 하루 종일 북적였다. 공항에서의 환영행사를 마치고는 선수촌 입촌식 참가, 환영만찬 주최, 선물 또는 유니폼 등의 필요한 물품 지원 등에 나섰다.

지난 23일 저녁에는 키르키즈스탄.타지키스탄.몽골.우즈베키스탄 등의 선수단 환영 만찬이 대구시내 곳곳에서 잇따라 열렸다. 24일 저녁에도 남구 대명동 R레스토랑에서는 알제리.탄자니아.마다가스카르.가봉 등 아프리카 선수단에 대한 합동 환영만찬이, 수성관광호텔에서는 인도네시아 선수단 환영만찬이 열렸다.

아프리카 선수단 만찬에서 서포터스는 선글래스와 손목시계 등을 선물로 전하기도 했다. 또 남구 대명동 서포터스 회원들은 경기용품이 도착하지 않아 경기에 참가하기 어렵게 된 수단 출신 테니스 선수에게 운동화와 테니스 라켓을 전달했으며 남구 봉덕동 서포터스도 기니 태권도.육상 선수들에게 운동복 등 을 제공했다.

대회 개막과 함께 경기가 시작되면서 서포터스는 더운 날씨에도 연일 경기장으로 몰려 가 열띤 응원을 벌여 참가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캐나다 서포터스는 24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캐나다-러시아 간 남자농구 응원을 위해 회원 1백40명이 구미로 달려갔다. 김성민 캐나다 서포터스 부회장은 "멀리서 온 외국선수들이 한국인의 우정을 간직하고 갈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후 시민 서포터스로부터 새마을 뱃지 등을 기념품으로 받은 캐나다 농구팀의 스마트(23) 선수는 "열띤 응원 덕분에 승리했다"며 서포터스를 얼싸 안기도 했다.

시민 서포터스 지원을 맡고 있는 대구시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서포터스 활동이 당초 기대 이상"이라며 "앞으로 대규모 국제행사는 시민 서포터스가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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