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황해' 등장한 가리봉동, 새 영화 촬영에 주민들이 뿔난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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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황해'(2010)]

[사진 영화 '황해'(2010)]

영화 '황해'(2010) '신세계'(2013) 등 범죄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해왔던 가리봉동에서 또다시 이러한 내용의 영화가 촬영될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나왔다.

9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서울 구로경찰서는 지난 4월 영화 '범죄도시' 제작진으로부터 '가리봉동 구로 고가차도에서 영화 촬영을 할 수 있게 도로 교통정리에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받았으나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협조가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이날 밝혔다. 자칫 가리봉동의 왜곡된 이미지가 확산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앞서 영화 제작진은 지난 2월 말 촬영에 들어가면서 한 차례 관할 가리봉파출소에 협조 공문을 보냈다. 당시 영화의 가제는 '범죄도시-가리봉동 잔혹사'로 부제에 동 이름도 포함이 돼 있었다. 가리봉동 일대에서 활동하다 지난 2007년 경찰에 검거된 '연변 흑사파' 사건을 모티프로 한 '범죄도시'는 중국 동포 출신 폭력배로 구성된 조직폭력단이 가리봉동을 장악하면서 국내 조직폭력단과 대립하고, 경찰이 이를 진압하기 위해 나선다는 내용이다.

이에 가리봉동 주민자치위원회 등 주민들은 "그동안 많은 영화에서 가리봉동을 조직폭력단이 들끓는 곳으로 그려 잘못된 인식이 퍼졌다. 동네가 좋아지고 있는데 또 이런 영화가 나오면 안 된다"는 의견을 제작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로서 관계자는 경향신문에 "중국 동포가 많이 사는 가리봉동 특성을 고려해 관할 가리봉파출소와 외사계에 자문한 결과 '주민들이 그동안 동네 이미지 개선을 위해 총력을 다한 상황에서 또다시 범죄 영화의 배경으로 노출되는 것에 큰 부담을 느낀다'는 의견을 밝혀 최종적으로 협조가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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