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선거 도움주면 오히려 손해보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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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총선에 나가기 위해 청와대를 물러난 일곱 명의 전 수석.비서관이 고별 인사차 23일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다. 盧대통령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들에게 훈수를 했다.

盧대통령은 이해성(李海成)전 홍보수석.문학진(文學振)전 정무1비서관 등에게 "선거는 운동 등 조그마한 일도 중요하지만 큰 구도가 어떻게 짜이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내가 선거를 치러보니 꼭 일찍 시작한다고 되는 건 아니더라. 지금 나가도 늦은 것은 아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盧대통령은 자신의 총선 불개입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내가 총선에 개입하지 않는다는데 불만이 있느냐"고 물은 뒤 "대통령이 선거에 도움을 주는 모습으로 가면 오히려 손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 논의에 대해서도 "대통령에게 어떤 입장이냐고 묻는데 그런 것은 없다"며 "여러분을 위해 정리해 줬으면 좋겠지만 신당에 개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盧대통령은 이들과 다양한 포즈로 일일이 사진을 찍었다. 도중에 "이런 것 갖고 다 되겠느냐. 자기가 가서 잘 해야지"라며 "모두 성공하기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盧대통령은 참석자들과 차를 마셨을 뿐 격려금은 주지 않았다고 한다.

盧대통령을 면담한 출마 예정자들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를 나온 사람들이 당장 어느 당에 입당한다거나, 함께 당을 하지는 않을 것이며 신당 논의를 더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노심 논란에 대해선 "노심은 정치 개혁을 뜻하므로 우리가 스스로 가져갈 것"(이해성)이라며 당선을 통해 지역 정서를 타파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동시에 "노심의 노자를 화로 노(爐)자로 바꾸면 화로 심지가 되는데 언젠가 불이 붙지 않겠느냐"(朴基煥 전 지방자치비서관)는 반응도 나왔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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