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웨딩 마치를 올릴까, 울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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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한국은 물론 아시아권에서도 인기를 모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남녀 주인공이 얼마 전 결혼한다고 발표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들의 결혼 소식은 많은 이의 부러움을 샀다. 선망의 대상이 결혼을 한다는 점 때문에 아쉬움을 표하는 사람도 있었다.

“두 사람이 웨딩 마치를 올린다니 드라마가 현실로 이뤄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송중기와 송혜교가 웨딩 마치를 울린다는 소식에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이들의 결혼에 대한 소감이 줄을 이었다.

‘결혼하다’의 관용적 표현으로 이처럼 “웨딩 마치를 올린다”고 하기도 하고 “웨딩 마치를 울린다”고 하기도 한다. 어느 것이 바른 표현일까?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웨딩 마치’는 ‘울린다’고 해야 바르다.

헷갈리는 이유는 ‘웨딩 마치’의 정확한 의미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웨딩 마치(wedding march)’의 ‘마치’는 행진곡을 뜻한다. 결혼식에서 결혼 행진곡이 울리며 신부가 입장하거나 막 부부가 된 두 사람이 퇴장하기 때문에 ‘결혼하다’의 관용적 표현으로 ‘웨딩 마치를 울린다’는 표현이 굳어진 것이다.

‘올리다’는 “결혼식을 올렸다” “기도를 올렸다”에서와 같이 의식·예식을 거행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웨딩 마치’는 ‘울리다’가 바른말이다.

김현정 기자 noma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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