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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유세 청중에 「고향」을 강조 민정|부산∼임진각까지 민주대행진 민주|「올림픽후 신임투표」집중 공격 평민|경인지역 표밭 다지기 강행군 공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민정>
○…노태우 민정당후보는 12일 여의도유세로 한껏 기세를 올린 데 이어 13일 고향인 대구 수성천에도 여의도인파에 버금가는 군중이 모이자 다소 들뜬 분위기에서 유세전의 대미를 장식.
이날 중동교∼대봉교간 고수부지와 양쪽 천변도로등 10만여평엔 인파가 빼빽이 들어차 같은 장소에서 있은 야당후보들의 인파를 훨씬 능가했는데 주최측은 『2백만명』이라고 흥분.
이 때문에 민정당은 혹시 압사사고등이 날것을 우려, 노후보의 입장코스를 연단 뒤인 중동교 쪽으로 바꿔 50여m만 카퍼레이드. 청중들은 노후보가 카퍼레이드를 벌이며 연단에 오르는 동안 『노태우』를 연호했고 일부 부녀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환성을 지르는 등 노후보의 아성임을 반영.
노후보도 군중수와 열기에 시종 상기된 모습이었으며 『여러분이 낳아주고 길러준 노태우가 고향에 왔다』『팔공산기슭에서 태어나 대덕산을 바라보며 소년시절 꿈을 키우던 노태우가 고향 어르신·형제자매들을 뵙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대구사람들 이토록 많이 와줘 눈물겹도록 가슴 벅차다』는등 「고향」을 되풀이 강조.
노후보는 『이 고장 사람들은 평소 말수가 적지만 한번 입을 열면 천근의 무게로 산이라도 옮길 수 있는 기개』『불의에 항거하고 정의를 사랑하는 대구정신』등 은근히 지역연고에 호소.
○…행사장엔 수십 개의 애드벌룬, 수백 개의 현수막 이외에도 1백여개의 연을 한 줄에 매달아 띄운 「무리연」도 등장하는 등 인파수에 걸맞게 화려하게 장식.
플래카드 중에는 「고향친구 노태우 찍어주자 노태우」등 지역냄새가 물씬한 것들이 많았고 찬조연사들은 대구사람들의 「불뚝성」을 강조.
40대 회사원은 『한두집 건너면 노후보와 이리저리 연이 닿게 돼있어 대구지역은 아무래도 노후보가 강세』라며 『유세장 청중중엔 물론 동원군중이 많지만 최소한 싫어하면서 이곳까지 나오는 사람은 없으리라고 본다』고 설명.
민정당 측은 이날 경주·영천등 인근지역 당원은 전세열차로 이동시키고 대구시내 당원·주민은 가급적 걸어서 모이게 해 많은 청중수에 비해 전세버스는 적게 보였으며 행사장으로 향하는 군중들로 대구시내 전체가 술렁.
청중들은 노후보가 유세를 마치고 삼덕동로터리쪽으로 무개차 카퍼레이드를 벌이는 동안 대거 뒤따랐으며 노후보가 버스로 바꿔 탄 뒤에도 앞을 가로막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연신 환호.
그러나 이날 행사에도 연단 밑에서 한 대학생이 사과탄을 던지다 붙잡혔으며 카 퍼레이드를 하고있는 노후보의 차 꽁무니에 화염병 한 개가 날아왔다.
사과탄을 던진 대학생은 민정당 당원들에 의해 곧 붙잡혔으며 일반 청중들도 그 대학생에게 욕을 하며 『혼내주라』고 고함쳐 행사진행에는 아무런 지장을 주지 못했다.
노후보의 대구유세에는 노신영·신병현·유기정·이원정고문과 배명인전법무장관등이 수행했으며 노후보는 김포공항에 도착해 이들과 차를 들며 『그 동안 수고 많았다』고 인사.
○…이에 앞선 12일의 여의도유세는 광장과 도로등 11만평을 가득 메운 가운데 열기 있게 진행.
민정당 측은 『1백50여만 명의 인파가 모였으며 사상 최대의 군중』이라고 주장했는데 노후보는 감격한 듯 『서울시민 만세』를 선창.

<민주>
○…민주당의 김영삼 후보는 14, 15일 양일간 서울의 외곽과 중심가에서 연쇄유세를 벌여 「부마바람」을 접목, 대세를 장악한다는 방침.
김후보는 14일상오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한데 이어 경기도 광주군 동부읍 시장에서의 유세를 시발로 상계·노원역·상봉시외버스터미널·대학로·어린이대공원·홍제국민교·안양역에서 각각 유세.
김후보는 상오7시 김수한서울시선거대책본부장·서청원전의원등과 함께 노량진시장에 도착, 상인들과 악수를 나누며 표밭갈이.
김후보는 굴 (2만원), 낙지 (1만5천원) 등을 샀고 만복상회에서는 대구를 3만원 어치 구입하려 했으나 주인인 황운갑씨가 『당선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선물로 드리겠다』며 대금을 사양.
○…일요일인 13일 김후보는 부산을 출발해 임진각까지 차량으로 「민주대행진」을 벌였다.
대구→대전→독립기념관→천안→수원→안양→과천→사당동→3한강교→불광동을 거쳐 임진각까지 12시간30분에 걸친 이 행진엔 각종 차량 2백여대가 동원됐고 서울대·동아·부산·경북·충남대 학생들과 예비역장성, 이북5도민대표·여성단체대표등이 각각 참가.
김후보는 부산에서 출발성명을 통해 『군정종식과 민주화라는 역사적 소명을 완수하고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지향하는 결의를 분명히 하기 위해 이 행사를 갖는다』고 선언.
김후보의 차량행렬이 지나가는 곳곳에는 당원·시민들이 나와 당기와 태극기 등을 흔들며 성원했는데, 김후보는 대전에서는 잠시 무개차퍼레이드를 벌이기도 했다.
하오 8시20분쯤 임진각에 도착한 김후보일행은 2천여명의 지지자들과 함께 노상예배.
황산성씨는 통일 교자금수수설을 겨냥, 『현정권수립 당시 통일교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소문이 나돌지 않았었느냐』며 『이제 와서 우리에게 화살을 돌리는데 그 화살은 분명히 자살골이 될 것』이라고 역습. <임진각=안희창기자>

<평민>
○…13일 김대중후보의 보라매 공원유세는 지난달 29일 김후보의 여의도유세인파에 버금가는 군중이 운집, 인산인해를 이룬 가운데 시종 뜨거운 열기.
평민당은 이날 채택한 「대세는 김대중, 될 사람을 밀어주자」,「결론은 김대중」의 두 구호가 「뜬구름」이 아닌 명실상부한 구호가 됐다며 기세.
하오1시부터 크게 밀려들기 시작한 인파는 김후보의 연설이 시작된 3시30분쯤에 절정을 이루었는데 이 대군중들은 시종 거의 쉴 틈없이 『김대중』『김대중』등을 열광적으로 연호.
보라매공원의 전체면적은 통칭 보라매공원 12만4천평과 이에 맞붙은 새마을공원 3만6천평등 공원용지 16만평과 주변야산 6만평, 야산주변공터 및 건물대지등을 포함해 모두 30만평인데 이날 인파는 16만평공원의 가용면적을 거의 가득 메웠고 연단뒤쪽 야산과 공원내 건물옥상, 공원밖 간선도로등을 채웠으며 특히 연단을 중심으로한 「초밀집지역」은 2주전 김후보의 여의도 유세를 능가.
○…김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노태우 후보의 「올림픽후 신임투표」, 12일 여의도유세인파의 「강제동원」에 대해 집중공격.
김후보는 『노후보가 올림픽후 신임투표 운운하는 것은 부정선거를 감추려는 간교한 꾀』 라고 혹평하고 『선거를 떳떳하게 했으면 헌법에 보장된 5년임기를 왜 채우지 않고 국민투표를 한단 말이냐』고 반문한 뒤 『나는 당선되면 1년내 신임투표 같은 것 안하고 5년 그대로 다 하겠다』고 말해 폭소.
김후보는 후보단일화문제에 언급, 『지대한 국민여러분의 성원과 강력한 압력에 의해 출마한 것』이라고 거듭 설명하고 『내가 아니면 설움 받고 한 맺힌 여러분의 절망과 분노를 풀 수 있겠느냐』면서 『그렇기 때문에 밀실에서 가위 바위 보식 단일화를 안 했던 것』이라고 주장.
김후보는 연설후 10여만 명의 지지자들에 둘러싸인 가운데 서울역까지 카퍼레이드를 벌이고 잠시 즉석연설.
이에 앞서 가진 식전행사는 찬조연사만도 분신 자살한 김세진군의 어머니·정상룡 「5·18광주민중항쟁동지회」대표·소설가 이동철씨·진관스님·지선스님·서경원가농회장·문익환목사·이우정 한국여성단체연합회장·이중재선거대책본부장등 초대형 규모.

<공화>
○…선거전 마지막 일요일인 13일에도 김종필공화당후보는 경기도 안성·송탄·부천시와 인천시등 경인지역 표밭 다지기 유세를 강행군.
김후보는 선거전 막바지 유세임을 의식, 유권자들의 올바른 주권행사를 특히 강조하면서 현집권세력의 부정선거획책을 강도높게 공격.
인천 신흥국교에서 열린 유세에서 김후보는 『어제 여의도에서 열린 민정당후보의 유세는 1백만 군중을 돈으로 회유해 동원했다』고 주장하고 『무려 5백억 원을 뿌려 이같은 군중집회를 열었다는데 도대체 이 돈이 다 어디서 났겠느냐』며 금권·타락선거를 비난.
김후보는 청중들에게 「우리의 선택 노태우」라는 글자가 쓰여진 딱지와 노태우 후보의 얼굴이 늘어있는 배지를 내보이며 『바로 이것이 현정권이 여의도에서 린 2만원짜리와 10원짜리 참가증』이라고 소개하면서 『뒷면에 보면 통반장의 사인과 도장이 찍혀있는데 이것만 보아도 행정·금권선거의 양상이 어느 정도인가를 알 수 있다』고 폭로해 청중들의 박수를 받기도.
김후보는 송탄시 송신국민학교에서 열린 유세에서 『현정권이 들어선 이후 우리사회는 서로가 믿지 못하고 위·아래를 몰라보는 도덕타락사회로 변모했다』며 『동방예의지국의 긍지를 되찾기 위해서라도 이번 선거에서 민정당이 다시는 정치마당에 설 수 없도록 몰아내자』고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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