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수영하는데 살균소독제 가스 유입돼 어린이 28명 병원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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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10시 30분쯤 부산 북구의 한 스포츠센터 지하 2층 수영장에 수영장 살균소독제가 가스 형태로 유입됐다. 이 때문에 수영강습을 받던 초등학생 28명 등 34명(수영장 추산)이 주변 7개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

살균소독제 가스 유입 사고가 난 부산 북구의 한 스포츠센터 수영장. [부산경찰청 제공]

살균소독제 가스 유입 사고가 난 부산 북구의 한 스포츠센터 수영장.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북부경찰서에 따르면 10시쯤 이 스포츠센터 기계실 직원이 수영장 살균소독제인 아비타5000인 든 20L 짜리 통을 옮기던 중 기계실 바닥에 엎질러 소독제가 기화하면서 가스 형태로 수영장에 유입됐다.
당시 수영장에서는 수영강습을 받던 초등학생 40여 명 외에도 헬스장 이용객 등 60~70명이 있었다. 이들은 가스 냄새를 맡고 두통·기침, 목 통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경찰이 파악한 부상자 수는 31명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스포츠센터 측은 “오후 5시경 피해를 입은 이용객들 모두 퇴원했고 병원마다 다니며 사과하고 치료비를 지급했으며 앞으로 발생하는 치료비 보상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영장에서 사용한 살균소독제. [부산경찰청 제공]

수영장에서 사용한 살균소독제. [부산경찰청 제공]

이 스포츠센터에 따르면 아비타5000은 워터파크 등에서 수영장 살균소독제로 흔히 쓰이는 제품으로 락스의 한 종류다. 하지만 이 스포츠센터는 평소 ‘차염산(락스)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천연소금으로 수영장을 소독한다’고 광고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스포츠센터 관계자는 “지난 3년 동안 소금을 넣어 염소를 일으키는 전해질 장치로 소독해온 것이 맞다”며 “다만 지난 26일 전해질 장치 계약이 끝나 기계를 철수하고 더 좋은 장치를 설치할 계획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27일은 수영장 휴무일이었고 새 기계를 설치하기 전까지만 아비타5000을 사용하려다 사고가 났다”며 “락스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광고판은 사고가 난 뒤 뗐다”고 말했다. 광고와 다르게 락스를 사용했다고 인정한 셈이다.
이 수영장은 과거 이용객 수에 따라 하루 물 900t에 20~60L의 아비타5000을 사용했다.

경찰은 스포츠센터 대표와 관리자, 살균소독제를 엎지른 기계실 직원 등을 불러 락스 사용과 사용량 등 수영장 관리 규정을 지켰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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