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간담회 준비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탁 행정관은 과거 저서에서 탁 행정관의 여성관이 논란이 되자 사퇴 압박을 받고 있지만, 지난 19일 100대 국정과제 발표 등 꾸준히 청와대 주요 행사를 주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다음날 “내용도 잘 준비됐지만, 전달도 아주 산뜻한 방식으로 됐다”며 탁 행정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호프미팅’으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선 ‘방랑식객’으로 유명한 자연주의 셰프 임지호씨와 중소 수제 맥주 제조업체인 세븐브로이가 주목을 받았다. 탁 행정관이 임 씨 섭외와 행사 준비를 맡았다고 한다.
임씨는 40여년간 전국 각지를 찾아다니며 풀과 나무 등 자연재료를 음식으로 만들어 ‘방랑식객’이란 별명을 얻었다. SBS 방송 ‘잘 먹고 잘사는 법, 식사하셨어요?’에 2년 8개월간 출연해 더 유명해졌다. 매주 전국을 여행하며 사연이 있는 이웃들에게 1113가지 ‘치유 음식’을 했다고 한다.
이날 간담회 안주로 오른 음식은 무로 만든 카나페와 소고기를 얇게 썰어 요리한 한입요리, 시금치와 치즈로 만든 요리였다. 그릇을 쓰지 않고 녹지원에 있는 나뭇가지와 나뭇잎, 꽃들을 넓게 펴서 그 위에 안주를 올려 냈다
해독 작용을 하는 무로 만든 카나페는 우리 사회의 갈등과 폐단을 씻어내자는 의미다. 기를 보충하는 소고기를 통해선 어떤 위기에서도 기운을 잃지 말라는 의미를, 어울리지 않은 것 같은 시금치와 치즈의 조화를 통해 '화합'의 의미를 담았다. 식사로 테이블에 오른 미역과 조개, 낙지를 이용한 비빔밥도 각자를 존중하면서 하나를 이뤄내는 '공존의 미학'에 중점을 뒀다고 한다.
‘청와대 공식 만찬주’로 등극한 수제 맥주는 중소업체인 세븐브로이가 홈플러스와 협업해 내놓은 강서 맥주와 달서 맥주다. 문 대통령은 달서 맥주로 350㎖ 잔을 채운 뒤 “건강하십시오”란 건배사를 외쳤다.
세븐브로이는 김강삼 대표가 2011년 세운 업체로, 우리 정부가 맥주 제조를 허가한 일반면허 1호 회사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일제강점기에 맥주 제조 면허를 취득했다. 강원도 횡성에 공장을 두고 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